토튼햄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꺾고 23년 동안 지긋지긋하게 이어졌던 올드트래퍼드(OT) 원정 징크스를 털어냈다.
안드레 빌라스-보아스 감독이 이끄는 토튼햄은 30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의 올드트래퍼드서 열린 2012-2013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6라운드 경기서 5골을 교환하는 난타전 끝에 홈팀 맨유를 꺾고 3-2 승리를 거뒀다.

토튼햄에 있어서는 감격적인 승리였다. 유독 맨유만 만나면 약한 모습을 보여왔던 토튼햄은 2001년 5월 홈구장인 화이트 하트 레인서 3-1 승리를 거둔 이후 단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올드트래퍼드 원정 징크스는 더욱 지독했다. 1989년 이후 토튼햄은 올드트래퍼드 원정에서 1승도 거두지 못하고 매번 승점을 헌납해왔다. 패배가 거듭될 수록 토튼햄의 사기도 저하되어갔다.
자연히 사람들은 맨유의 우세를 점쳤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토튼햄은 줄곧 경기를 압도했다. 스피드를 앞세운 토튼햄은 맨유 진영을 흔들며 초반부터 맹공을 퍼부었다.
킥오프 후 맨유가 채 전열을 가다듬기도 전에 토튼햄의 선제골이 터졌다. 전반 2분 만에 '이적생' 얀 베르통언이 가레스 베일과 2대1 패스를 통해 맨유의 수비진을 따돌리고 슈팅을 날려 선제골을 만들어냈다.
토튼햄은 맨유의 노쇠한 수비진을 자유자재로 휘저으며 추가골까지 터뜨렸다. 전반 31분 센터서클 근처에서 패스를 넘겨받은 베일은 '무적의 스피드'를 자랑하며 맨유 진영을 질주, 오른발 대각선 슈팅으로 추가골 득점에 성공했다.
경기력과 점유율 모든 면에서 토튼햄이 맨유를 압도한 채 2-0으로 전반을 마쳤다. 맨유는 결국 후반 시작과 함께 왼쪽 날개 자리에 있던 라이언 긱스를 빼고 웨인 루니를 투입했다. 로빈 반 페르시-루니가 함께 최전방을 책임졌고 가가와 신지가 날개 자리로 들어갔다.
퍼거슨 감독의 교체카드는 정확하게 맞아떨어졌다. 루니가 투입된 이후 맨유의 경기력은 완전히 바뀌었다. 후반 6분 루니가 자로 잰 듯한 크로스를 골문 앞으로 떨어뜨렸고 이를 나니가 왼발로 밀어넣으며 맨유의 만회골이 터졌다.
반격의 분위기에 토튼햄도 가만있지 않았다. 토튼햄은 장기인 스피드를 앞세워 나니의 골이 터지자마자 1분 만에 곧바로 추가골을 터뜨렸다. 데포-베일-뎀프시의 연계 플레이가 빛을 발했다. 이에 질세라 맨유 역시 후반 9분 반 페르시의 패스를 받은 가가와가 골을 터뜨리며 추격의 불꽃을 이어갔다.
전반과 완전히 달라진 경기의 흐름에 올드트래퍼드는 열광의 도가니로 변했다. 연속골이 터지며 분위기가 고조된 가운데 3-2 한 골차 스코어가 유지됐다. 후반 경기력이 살아난 맨유는 승점 획득을 위해 끊임없이 토튼햄의 골문을 두들겼고, 토튼햄은 빗장을 단단히 걸어잠근채 빠른 역습으로 맨유를 위협했다.
하지만 결국 승리는 토튼햄의 몫이었다. 토튼햄은 올드트래퍼드서 겪었던 지독한 패배의 역사에 종지부를 찍으며 감격적인 승리를 즐겼다. 반면 후반전의 폭발적인 추격에도 불구하고 한 골차를 좁히지 못한 맨유는 토튼햄과 리그전서 기록한 22경기 무패의 기록을 마감했다.
costball@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