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률이 20%를 넘는다면 말춤 시원하게 추겠습니다.”
드라마 제작발표회 현장에 말춤 공약이 이어지고 있다. 가수 싸이가 빌보드 싱글 메인차트 ‘핫100’에 자신의 곡 ‘강남스타일’을 2위 올려놓는 쾌거를 달성한 가운데, 국내 스타들도 이 같은 기쁨을 함께 나누며 자신이 출연한 작품이 싸이 같은 대박을 터뜨렸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말춤 공약’으로 펼치고 있다.
스타들의 말춤 공약은 지상파 방송 3사를 비롯해 케이블 채널 등 드라마 제작발표회장이라면 어디서든 만날 수 있는 풍경이 됐다. 가장 가깝게는 지난 27일 열린 SBS 새 주말드라마 ‘내 사랑 나비부인’(이하 나비부인, 극본 문은아, 연출 이창민) 제작발표회 현장에서 배우 김성수가 말춤 공약을 내세웠다. 그는 “‘나비부인’ 시청률이 20%를 넘는다면 SBS 옥상에서 정장을 입고 말춤을 추겠다”고 선언했다. 극에서 사건을 던져놓고 빠지는 역할을 맡아 출연 분량에 잠시 공백이 있지만 그 사이라도 시청률이 20%를 돌파하며 당연히 말춤을 춘다는 게 그의 말. 김성수는 “다른 배우들이 연기를 하는 사이 나는 말춤을 추겠다”고 당당히 말하며 드라마 성공을 기원했다.

배우 지성은 말춤 공약으로 자신과 호흡을 맞추는 두 여배우를 내세우는 꼼수를 부린 케이스. 지성은 지난 26일 열린 SBS 새 수목드라마 ‘대풍수’(극본 박상희 남선년, 연출 이용석) 제작발표회에서 “시청률이 30%를 넘는다면 김소연이, 40%를 넘는다면 이윤지가 말춤을 출 것”이라고 말해 함께 있던 두 여배우의 장난 섞인 원성을 샀다. 지성은 이 같은 재치 넘치는 코멘트와 더불어 “이번 작품에서는 시청률을 넘어서 주변 여건에 신경 쓰지 않고 작품에 몰입하고 싶다”는 진지한 포부를 밝혔다.
연정훈 역시 말춤 공약을 밝히며 그 주인공으로 호흡을 맞추는 상대역 이영아를 내세웠다. 연정훈은 케이블채널 OCN 드라마 ‘뱀파이어 검사2'(극본 한정훈 강은선, 연출 유선동) 제작발표회장에서 “시청률이 8%를 넘으면 이영아 씨가 비키니를 입고 말춤을 출 것”이라는 폭탄선언을 했다. 이에 함께 있던 이영아는 황급히 “연정훈과 함께 입고 추겠다”고 서둘러 덧붙이기도 했다. 그리고 최근에는 두 사람이 말춤을 추고 있는 동영상이 드라마 공식 블로그에 게재되며 이들의 실제 말춤 시연이 이뤄질지 여부에 기대를 모았다.
말춤 공약을 내세우는 건 주로 남자 스타들이지만 여자 스타 중에도 과감하게 이를 약속한 경우가 있다. 배우 문채원은 KBS 2TV 수목드라마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남자’(이하 착한남자, 극본 이경희, 연출 김지원 이나정) 제작발표회에서 촬영장에서 말춤을 즐기고 있다고 밝히며 시청률 1위에 등극할 시 말춤 동영상을 공개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리고 ‘착한 남자’는 문채원의 이 같은 공약에 힘입어 방송 4회 만에 수목극 1위 자리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문채원 역시 자신의 미투데이를 통해 말춤을 추고 있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게시하며 공약을 지켰다.
이 밖에도 제작발표회장은 아니지만 카라의 강지영이 새 음반 ‘판도라’로 음악순위프로그램 1위를 차지하면 말춤을 추겠다는 공약을 KBS 2TV ‘뮤직뱅크’에서 맨발댄스로 지켰고, 김범수는 자신이 진행하는 KBS 라디오 ‘가요광장’에서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빌보드 1위에 오른다면 웃옷을 벗고 말춤을 추겠다고 내세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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