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 확정’ 두산, 30일 줄부상에 암운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2.09.30 21: 25

호사다마라는 말이 있기는 해도 너무 가혹한 경기였다. 한 경기에서 주전 세 명이 크고 작은 부상으로 교체되었다. 특히 날렵한 수비를 자랑하던 주전 우익수는 자신의 타구에 안면을 강타당하며 선혈이 낭자한 상태로 앰뷸런스에 실려갔다. 두산 베어스가 30일 LG 트윈스전 승리로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짓고도 웃지 못했다.
두산은 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페넌트레이스 LG전에서 연장 10회까지 가는 끝에 오재원의 결승 중전안타로 6-5 승리를 거뒀다. 두산은 이날 승리로 시즌 전적 66승 3무 59패(3위, 30일 현재)를 기록하며 3위 자리를 지킨 동시에 같은 시각 롯데를 1-0으로 이긴 5위 KIA와의 격차를 5경기 반 차로 유지했다.
이로써 두산은 잔여 5경기가 남은 가운데 남은 경기를 모두 패하더라도 준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지으며 지난해 5위에 그치며 가을 잔치에 나서지 못한 한을 풀었다. 그러나 포스트시즌 진출권을 얻는 과정에서 당한 출혈이 너무 컸다.

일단 주전 유격수 손시헌이 3회 상대 선발 레다메스 리즈의 공을 스윙하는 과정에서 오른손 검지 윗부분을 직격당했다. 손시헌은 맞기 전 반 이상을 스윙했다는 판정 하에 삼진처리되었고 수비에서 김재호와 교체되었다. 
손시헌의 부상은 안타깝게도 불운의 전조처럼 흘러갔다. 9회초 타석에 들어선 주전 우익수 정수빈은 유원상의 공을 공략하던 도중 자신이 친 파울타구에 안면을 강타당했다. 고통을 참지 못하고 그라운드에 쓰러진 정수빈은 피를 뚝뚝 흘리며 쓰러지는 끔찍한 장면을 연출했고 응급차가 그라운드에 진입하며 정수빈은 그대로 병원에 실려갔다.
이어 9회초 공수교대 직전에는 톱타자 이종욱이 베이스에 쓰러져 통증을 호소했다. 그는 트레이너진의 부축을 받으며 덕아웃으로 향했고 9회말 수비에서 정수빈의 자리에는 베테랑 임재철이, 중견수 자리에는 2년차 정진호가 들어섰다. 연장 10회말에는 마무리 스콧 프록터가 김용의의 정면 타구를 맞는 아찔한 장면이 나왔고 경기 종료 직후에는 중심타자 김현수가 갑작스레 다리에 통증을 호소하며 주저앉았다.
천신만고 끝에 이기며 포스트시즌 진출 티켓을 얻었으나 두산은 이기고도 이기지 못한 경기를 치르고 말았다. 특히 우익수로서 넓은 수비범위와 함께 베이스러닝에서 공헌도가 큰 정수빈이 큰 부상을 당했다는 점은 두산에 가장 뼈아픈 부분이다.
경기 후 알려진 부상 상태로 손시헌은 우측 검지 미세골절상을 입었다. 강남 세브란스 병원으로 후송된 정수빈은 이른바 콧대로 불리는 안와벽 골절로 인해 안타깝게 시즌을 마감했다. 이종욱은 2루 베이스에 부딪히며 왼 발목 염좌 부상을 당했고 김현수의 경우는 가벼운 근육 경련으로 알려졌다.
값진 승리를 거뒀으나 김진욱 감독은 물론 승리 일등공신 오재원도 함구했다. 승리 대신 소중한 동료의 부상 장면을 목격했다는 점은 두산을 이기고도 웃지 못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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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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