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연패 뒤 1승. 그리고 다시 4연패의 부진이다. 거인군단이 악몽과도 같았던 9월 마지막 경기에서도 빈타 끝에 KIA에 무릎을 꿇었다.
롯데는 30일 군산구장에서 벌어진 KIA와의 원정경기에서 0-1로 영봉패를 당했다. 선발투수 송승준은 6⅔이닝동안 104개의 공을 던지면서 1피안타 7탈삼진 1볼넷 무실점으로 역투를 펼쳤으나 다시 방망이가 문제였다. 롯데 타선은 서재응을 상대로 단 1점도 뽑아내지 못해 패전을 기록하고 말았다. 더불어 롯데는 서재응의 선발 44이닝 연속 무실점 신기록·2경기 연속 완봉 기록의 희생양이 됐다.
9월 롯데는 23경기에서 7승 1무 14패, 승률 3할3푼3리라는 성적표를 받았다. 롯데의 월간승률이 이보다 낮았던 때는 6년 전인 2006년 8월이었다. 당시 롯데는 20경기에서 6승 14패, 승률 3할에 그쳤고 그 해를 7위로 마감했다.

올해 롯데의 기세는 무서웠다. 4월을 공동 1위로 시작하더니 8월까지 2위 자리를 굳게 지켰다. 9월에 들어갈 당시 롯데는 선두 삼성에 4.5경기 뒤져 있었고 3위 SK에 1.5경기 앞섰다. 9월 초 롯데는 승리를 쌓으며 한때 삼성을 3경기 차까지 추격, 내심 선두자리를 노리기도 했다.
그러나 더블헤더를 계기로 급추락이 시작됐다. 14일 광주 KIA와의 더블헤더 1차전을 지고 2차전에서 연장 12회 2아웃까지 앞섰으나 황정립에 동점포를 얻어맞고 무승부를 거뒀고, 그 이후로도 6번을 내리 패배해 양승호 감독 부임 후 최다인 7연패 늪에 빠졌다. 23일 사직 LG전에서 승리를 거두고 연패를 끊었지만 이후 다시 4연패다. 최근 13경기 1승 1무 11패다.
가장 큰 문제는 타격이다. 득점기회를 몇 번 살리지 못하면서 타자들의 부담감이 늘어나고, 이것이 다시 타석에서 부정적으로 작용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여기에 주전선수들이 부상으로 제 컨디션이 아닌 것도 문제다. 최근 복귀한 강민호는 허리통증과 어지럼증으로 한동안 결장했고, 김주찬과 조성환도 스타팅 라인업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많았다. 여기에 박종윤은 자기의 타구에 얼굴을 맞고 시즌 아웃됐다.
9월 롯데의 경기당 평균득점은 2.3점이다. 최근 10경기로 따져보면 이는 1.6점까지 떨어진다. 여기에 롯데가 자랑하던 불펜진 역시 정대현을 제외하면 컨디션이 떨어진 모습니다. 불펜 월간 평균자책점은 4,91까지 올라간다. 말 그대로 총체적 난국이다.
부진이 길어지면서 '위'만 바라보던 롯데는 이제 '아래'를 신경 쓰게 됐다. 자력 2위 탈환 가능성은 30일 경기 패배로 완전히 사라진 상황, 전력을 추슬러 준플레이오프 준비에 돌입해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4위가 완벽하게 확정된 것은 아니다. 4위 롯데와 5위 KIA의 게임차는 3.5, 롯데가 4경기를 남겨두고 KIA가 5경기를 남겨둔 상황에서 뒤집히기 쉽진 않다. 롯데는 앞으로 1승만 거두면 자동으로 5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이 확정된다.
다만 롯데가 남겨둔 4경기도 승리를 장담하기 힘들다는 게 문제다. 1일 선발로 롯데는 이정민을, KIA는 김진우를 예고했다. 이정민은 올해 선발 4경기서 1승 1패 평균자책점 4.58을 기록 중이고, 김진우는 9월 5경기서 3승 1패 평균자책점 2.06을 기록할 정도로 페이스가 좋다. 롯데로선 부담스러운 상대다. 여기에 2일 경기 선발로 KIA는 윤석민이 대기 중이고, 롯데는 이승호가 점쳐지고 있다. 또한 시즌 최종 2연전에서 페이스가 좋은 SK와 상대를 해야 한다.
산술적으로는 롯데의 4강 진출이 거의 확정됐다고 봐도 과언은 아니다. 그렇지만 9월을 시작할 때 정규시즌 선두를 염두에 뒀던 롯데는 한 달이 지나도록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짓지 못하고 아직 '추격자'를 달고 다닌다. 롯데의 1승이 시급한 이유는 포스트시즌 진출 확정뿐만 아니라 팀 분위기를 추스르기 위해서다. 과연 10월에 롯데는 다시 반전극을 보여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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