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타 비고를 환하게 비춰줄 수 있는 보름달이 되기를 바랐지만 2%가 부족했다. 박주영(27)의 첫 선발 풀타임 경기는 팀의 패배와 함께 진한 아쉬움을 남겼다.
파코 에레라 감독이 이끄는 셀타 비고는 30일(한국시간) 스페인 그라나다의 로스 카르메네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2-2013시즌 프리메라리가 6라운드 그라나다전서 1-2 패배를 당했다.
지난 헤타페전서 교체투입 후 2분 만에 결승골을 터뜨리며 해결사의 능력을 검증받은 박주영은 그라나다전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아고 아스파스와 함께 투톱으로 출격한 박주영은 첫 선발 출격에 긴장한 탓인지 전반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로스 카르메네스 스타디움의 잔디 상태가 썩 좋지 못했던 것도 박주영의 부진에 영향을 미쳤다. 그라나다가 2골을 터뜨리면서 셀타 비고의 분위기가 흔들린 것도 문제였다. 아스파스의 만회골이 터질 때 패스를 받을 수 있는 위치에 있었지만 골은 아스파스의 발 끝에서 터졌다.
전반 내내 별다른 움직임을 보여주지 못하고 눈에 띄지 않았던 박주영이 조금씩 살아나기 시작한 것은 후반부터였다. 박주영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활발하게 움직이며 최전방 침투에 나섰다. 박주영이 살아나자 셀타 비고의 공격 역시 활기를 되찾았다.
후반 8분 박주영의 경기 첫 유효슈팅이 터졌다. 페널티 박스 오른편에서 패스를 받은 박주영은 대각선을 바라보고 날카로운 중거리 슈팅을 날렸다. 그러나 아쉽게 빗겨나가며 골로 연결되지는 않았다.
이후로도 박주영은 그라나다의 골문 앞에서 잦은 침투와 적절한 위치선정으로 상대를 위협했다. 특히 공중볼 경합 상황에서 상대에게 밀리지 않고 헤딩을 따내는 등 자신의 특기를 잘 살리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후반의 활발한 모습은 여기서 그쳤다. 2-1로 지고 있는 상황에서 셀타 비고가 박주영에게 기대한 것은 결국 골이었다. 하지만 경기 종료 직전까지 연달아 슈팅을 쏟아내고도 박주영은 골을 터뜨리지 못했다.
특히 후반 39분과 42분 이어진 두 번의 득점 기회를 놓친 것은 뼈아팠다. 후반 39분 토니의 우측 측면 돌파에 이은 크로스가 박주영에게 이어지며 절호의 득점 기회가 만들어졌지만 박주영이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하기 위해 발을 가져다댄 것이 크로스바를 훌쩍 넘기며 아쉬움을 남겼다. 후반 42분에도 결정적인 찬스에서 날린 중거리 슈팅이 골포스트를 빗겨나가며 골로 연결되지 않았다.
세비야와 레알 마드리드-데포르티보-바르셀로나로 이어지는 죽음의 일정을 앞두고 승점 3점이 간절히 필요했던 셀타 비고로서는 타격이 큰 패배였다. 첫 선발 출전에서 헤타페전과 같은 해결사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공격 포인트 없이 물러난 박주영은 아쉽게도 셀타 비고의 보름달이 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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