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진, "롤모델 김연아 이후 첫 우승 감격스러워"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2.10.01 18: 52

김연아 이후 처음으로 주니어 그랑프리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포스트 김연아'로 떠오른 김해진(15, 과천중)이 금의환향했다.
김해진은 지난 29일(한국시간) 슬로베니아 블레드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 스케이팅 주니어 그랑프리 5차대회 여자 싱글에서 최종합계 147.30점(쇼트 53.26점+프리스케이팅 93.66점)으로 2위 바비 롱(미국, 147.19점)을 0.11점 차로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김해진은 입국 후 기자들과 인터뷰서 "1위를 차지한 것이 실감 안난다. 시상식 위에 올라가 애국가가 울려퍼졌을 때 정말 기분이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해진은 지난 2004년 주니어 그랑프리 대회에서 김연아가 정상에 오른 이후 한국 선수로는 8년 만에 우승을 차지하는 위업을 달성했다. 그간 한국의 피겨 유망주들이 은메달 1개와 동메달 7개를 따냈지만 1위에 오른 이는 없었다. 하지만 김해진은 보란듯이 금메달을 목에 걸며 명실공히 '포스트 김연아'로 우뚝 섰다.
김해진은 "롤 모델로 생각해 온 (김)연아 언니 이후 처음으로 우승을 차지해 감격스럽다"며 "수많은 취재진과 카메라가 내 앞에 있는 것이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김해진은 우상인 김연아와 함께 태릉선수촌에서 실력을 갈고 닦았다. 김연아의 말 한 마디 한 마디는 김해진에게 큰 힘이 됐다. "연아 언니와 같이 훈련을 한 것만으로도 많은 도움이 됐다"며 "연아 언니가 '긴장하지 말라'고 다독여줘 더 좋은 연기를 펼칠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김해진과 함께 한국 피겨의 희망으로 자리잡은 97년생 동갑내기 박소연(15, 강일중)과 이호정(15, 서문여중)의 힘도 컸다. 치열한 선의의 경쟁을 통해 한 단계 발전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됐다.
"아무래도 친구들과 함께 선의의 경쟁을 펼치다 보니 국제 대회에서 더 좋은 연기를 펼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동료들에게 공을 돌린 김해진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 출전해 내가 가진 모든 것을 보여드리는 게 장기적인 목표다"고 구체적인 청사진을 내놨다.
김해진은 이번 대회 쇼트프로그램서 1위를 차지했지만 프리스케이팅에서는 아쉬움을 남겼다. 트리플 토룹+트리플 토룹 콤비네이션 점프는 쇼트와 프리스케이팅에서 모두 시도했다.
이에 대해 김해진은 "프리스케이팅에서 실수했던 것이 아쉽다. 앞으로 훈련에 더욱 매진하겠다"고 설명하며 "트리플 기술을 시도해 감점을 받은 것은 연습 때는 잘하는데 실전경기서 긴장을 해 잘하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보였다. 이어 "난이도를 더욱 높일 생각은 없다. 트리플 러츠가 안정이 된다면 시도하겠지만 아직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김해진은 남은 6, 7차대회의 결과에 따라 오는 12월 6일 러시아 소치에서 열리는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에 진출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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