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정규시즌 우승] 삼성, 베테랑의 힘으로 달성한 2연패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2.10.01 20: 04

베테랑은 건재했다.
삼성이 1일 잠실 LG전에서 승리하며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지었다. 이로써 삼성은 지난 시즌 79승 50패 4무의 성적으로 5년 만에 페넌트레이스를 제패한 것에 이어 올 시즌에도 한국시리즈에 직행, 통산 6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공수주, 베테랑과 신예 선수들의 조화가 완벽히 이뤄진 가운데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여름부터 본격적으로 힘을 발휘했다. 특히 투타에서 베테랑 이승엽‧진갑용‧박한이‧배영수는 리그 정상급 실력을 뽐내며 제2의 전성기를 열었다.

8년의 일본 생활을 마치고 삼성으로 복귀한 이승엽은 여전히 최고 타자였다. 정확한 타격과 장타력은 물론, 후배들에게 모범이 되는 성실함으로 동료 선수들의 찬사를 한 몸에 받았다. 한국 프로야구 최초 8년 연속 20홈런, 한일 통산 500홈런, 역대 5번째 10년 연속 세 자릿수 안타 등 야구 역사를 새롭게 썼다.
그런 와중에도 오로지 팀의 우승만을 바라보며 자신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쏠리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혼자 힘으로 우승을 이룰 수 없는 것인 만큼 후배들과 힘을 합쳐 승리하는 것에 집중했다. 시즌 중반 어깨 부상으로 홈런 가뭄에 직면했지만 노련하게 컨택 중심의 타격을 펼쳐 3할 타율을 유지했다. 영광의 순간만큼이나 우여곡절 또한 많았던 일본 생활을 통해 이승엽은 더 큰 사람이 되어있었다.
주장을 맡은 4년 동안 팀을 4번이나 한국시리즈로 이끈 진갑용은 올 시즌 절정의 타격을 선보였다. 한국 나이 39살의 베테랑 포수 진갑용은 9월 30일까지 개인 통산 최고 타율 3할6리 57타점으로 중심타선에 걸 맞는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특히 득점권 타율 4할2푼7리로 좀처럼 찬스를 놓치지 않는다.
진갑용의 타격 부활로 삼성은 포수진 리빌딩도 자연스럽게 이뤄지고 있다. 진갑용이 선발포수 마스크를 쓰고 있는 가운데 이지영과 이정식이 진갑용의 뒤를 따라 발전 중이다. 노쇠화를 거부한 진갑용 덕분에 포스트 진갑용 시대도 열리는 것이다.
외야수 박한이도 지난 시즌의 부진을 딛고 일어났다. 2011시즌 타율 2할5푼6리로 프로 데뷔 후 최악의 부진을 겪었지만 올 시즌에는 리그에서 손꼽히는 테이블세터다. 지난 9월 30일까지 타율 3할5리 출루율 3할9푼4리로 꾸준히 중심타선에 찬스를 제공한다.
박한이의 활약으로 인해 삼성은 시즌 전 리드오프 역할을 기대했던 작년 신인왕 배영섭의 부진을 만회할 수 있었다. 또한 다소 부진했던 시즌 초 박한이의 활약으로 5할 승률을 가시권에 뒀다. 전성기 같은 스피드는 없어도 출루에 대한 진념으로 팀에 큰 힘을 보탰다.
선발투수 배영수는 자신의 활약이 더 이상 과거형이 아님을 증명했다. 팔꿈치 수술 후 구위를 잃어버린 채 평범한 선발투수로 전락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올 시즌 7년 만에 두 자릿수 승을 올렸다. 2009시즌 리그 최다패, 직구 구속이 130km대 머물렀던 악몽에서 벗어나기 위해 매년 절치부심했다. 특히 지난겨울에는 지독한 체중조절을 통해 전성기 때 몸에 근접했고 마침내 구속이 올라갔다.
비록 예전과 같은 150km 직구는 없지만 예리한 제구력과 각도 큰 슬라이더로 타자들을 압도, 파위피처 본능을 과시 중이다. 올 시즌 25경기 152이닝을 던지며 11승 8패 평균자책점 3.38로 6년 만에 3점대 이하 평균자책점·150이닝 이상을 소화했다. 6년 전 자신의 팔꿈치와 팀 우승을 바꾼 배영수가 올 시즌에는 인간승리를 통해 되찾은 팔꿈치로 팀의 두 번째 2연패를 정조준하고 있다.
이들 외에도 최강 불펜진의 맏형이자 정신적 지주 정현욱, 득점권 찬스에서 집중력을 발휘한 강봉규도 화려하진 않지만 묵묵히 자신의 몫을 해냈다. 정현욱은 지난 6월 8일 선발투수 윤성환의 공백을 메우는 한편, 후반기 평균자책점 1.23으로 페이스를 올렸다. 강봉규는 득점권 타율 3할1푼7리로 58안타에 36타점을 기록, 영양가 만점의 타력을 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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