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가 또 다시 최하위로 추락했다. 불과 2년 만에 최하위 복귀. 원점으로 돌아왔다.
한화는 1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SK와 홈경기에서 선발 유창식이 데뷔·후 가장 많은 111개의 공과 8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7이닝 3실점으로 역투했으나 타선의 집중력 부재로 1-4로 졌다. 이날 패배로 최근 5연패와 함께 52승76패2무 승률 4할6리가 된 한화는 남은 3경기에 관계없이 최하위가 확정됐다. 2010년 이후 2년만의 최하위 추락.
이로써 한화는 최근 4년간 3번째로 최하위 불명예를 쓰며 아쉬움을 남겼다. 지난 2005~2007년 3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며 가을야구 단골손님으로 통했던 한화는 그러나 2008년 후반기부터 추락을 거듭했고, 2009년에는 8개 구단 체제에서 처음으로 최하위의 굴욕을 맛봤다.

2009시즌을 끝으로 김인식 감독과의 재계약을 포기하고 한대화 감독을 새롭게 영입, 리빌딩을 선언한 한화는 그러나 오랜 기간 누적된 투자 미비와 전력 보강 실패로 2010년에도 최하위를 피할 수 없었다. 단일리그 체제에서 2년 연속 최하위는 롯데(1997~1998·2001~2004)·OB(1990~1991)·쌍방울(1994~1995)에 이어 역대 4번째였다.
하지만 한대화 감독 체제 2년째였던 지난해 역대 최다 끝내기 승리(11회)를 작성하며 객관적인 전력 이상의 선전으로 올 시즌을 기대케 했다. 비시즌 동안 박찬호·김태균·송신영 등 슈퍼스타와 FA를 모두 영입, 하위권 탈출은 물론 4강 진출의 희망에 부풀어 올랐다. 구단은 더 나아가 우승을 넘봤다.
그러나 이상과 현실은 달라도 너무 달랐다. 객관적 전력에 대한 판단이 서지 않았고, 높아진 기대는 현장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의 부담을 가중시켰다. 4월 한 달간 대전구장 리모델링이 완공되지 않아 청주구장을 홈으로 쓰는 악재까지 겹쳤다. 설상가상으로 외국인선수 농사마저 실패하며 깊은 수렁에 빠졌다.
결국 지난 8월28일 한대화 감독이 시즌 중 전격 경질되는 최악의 상황을 초래하고 말았다. 한용덕 감독대행 체제에서 달라진 경기력으로 돌풍을 일으키며 탈꼴찌에 대한 희망을 키웠으나 이미 초반에 까먹은 게 너무 많았다. 결국 시즌 3경기를 남기고 최하위가 확정됐다. 개막 후 한 번도 벗어나지 못한 그자리였다.
2년 만에 최하위로 돌아온 한화는 모든 리빌딩을 원점에서 시작하게 됐다. 시즌 종료 후 새로운 사령탑을 선임한 뒤 서산에 지은 2군 전용훈련장을 적극 활용해 진정한 팀 리빌딩을 시작할 계획이다. 당장의 가시적인 성과가 아닌 오랜 기간 지속 가능한 강팀이 되는 게 지향점. 뼈를 깎는 반성과 냉철한 판단으로 인내해야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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