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초반의 일이었다. 삼성은 '1강'이라던 전문가들의 기대와 달리 6,7위에 머물렀다. "결국엔 삼성이 치고 올라갈 것"이라는 전망이 계속 나오긴 했지만, 한편으론 "이러다가 삼성이 주저앉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그즈음 삼성 류중일 감독이 대구구장 라커룸에서 선수 미팅을 소집했다. 류 감독은 당시 "여러분, 걱정하지 마세요. 피할 수 없다면 즐기세요. 결국 우린 올라갑니다"고 말했다. 엄밀히 말하면, 당시 류 감독 본인도 우려의 마음이 없지 않았을 것이다.
2년 연속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지은 류중일 감독은 당시를 떠올리며 “선수들과 코치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고 싶었다. 어차피 한시즌 동안 야구를 해야 한다. 그러니 즐기라고 했다. 그게 감독의 역할 아니겠는가”라고 말했다.

결국엔 류중일 감독의 말대로 됐다. 류 감독은 사령탑 취임후 곧바로 2년 연속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하는 희귀한 사례의 주인공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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