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의’, 사극 고수 이병훈 PD의 관록은 이 정도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2.10.02 07: 37

MBC 새 월화드라마 ‘마의’는 그 어떤 작품보다 연출자의 힘이 첫 방송부터 진하게 묻어난 작품이었다.
지난 1일 첫 방송된 ‘마의’는 천민의 신분으로 마의(馬醫)에서 출발해 어의(御醫)자리까지 올랐던 실존인물 백광현(白光炫)의 파란만장한 생애와 심오한 의학세계를 다루는 한방 의학 드라마.
일단 첫 방송만 봤을 때 시청자들의 반응은 대체로 호의적이다. 아직 손창민과 함께 조승우, 이요원, 이상우, 이순재 등 극을 이끌어갈 인물들이 등장하지 않았지만 믿고 보는 이병훈 PD의 작품답게 흥미로운 사극 한 편이 탄생할 것 같다는 분위기다.

이병훈 PD의 작품이 보통 주인공이 복수를 시작하거나 성공가도를 달리는 중반 이후부터 탄력을 받는 것을 감안하면 초반 분위기는 좋은 편이다. 
여기에는 손창민, 유선 등 첫 회부터 높은 캐릭터 몰입도를 보여준 배우들과 얽히고설킨 캐릭터 구성을 만든 이병훈 PD와 김이영 작가의 힘이 컸다. 특히 1회 만에 캐릭터의 설명을 끝낸 이병훈 PD의 섬세한 감정 연출이 탁월했다.
또한 이 드라마는 첫 방송부터 선악의 뚜렷한 대립으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1회만 봐도 앞으로 50회 동안 펼쳐질 대략적인 내용이 예상되면서 남녀노소가 즐길 수 있는 드라마의 토대를 마련했다는 점이 첫 방송의 가장 큰 수확이다.
이 역시도 이병훈 PD의 작품의 공통점이기도 하다. 권선징악을 전면적으로 내세운다는 점에서 이병훈 PD의 작품은 매번 자기복제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지적도 받지만 그 점이 시청자들에게 꾸준히 사랑받는 요인이기도 하다.
이병훈 PD는 그동안 ‘상도’, ‘허준’, ‘대장금’, ‘동이’로 이어지는 작품에서 권선징악으로 대변되는 이야기 구조와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가지고 있는 주인공을 내세우면서 소시민적인 영웅을 바라는 안방극장의 갈증을 해소시켰다.
‘마의’ 역시 첫 방송부터 소현세자(정겨운 분)의 죽음을 묵인한 내의원 이명환(손창민 분)과 그로 인해 참수를 당한 강도준(전노민 분)의 아들 백광현(조승우 분)의 대립을 예고했다.
이 드라마는 의술도 정치로 활용하는 명환과 달리, 헐벗은 백성의 목숨을 살리기 위해 내의원이 아닌 혜민서 의원으로 뛰어든 도준과 그를 빼닮은 아들 광현의 의술을 통해 인간애 가득한 드라마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 과정에서 보여주는 권력 암투기와 화려한 시침술 등 한방의학에 대한 정보는 덤으로 따라오는 재미다.
우선 ‘마의’는 2회부터 아역배우들이 등장하면서 잠시 숨 고르기에 들어갈 예정. 조승우, 이요원, 이상우, 김소은 등 성인배우들은 5회 이후부터 등장할 예정이다. 일단 첫 방송을 무난하게 마친 이병훈 PD가 만드는 ‘마의’의 이야기가 더욱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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