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피안타 완봉승과 어깨 부상은 전혀 관계가 없었어요. 오히려 그날 경기 기회를 주셨으니 은인이시지요”.
LG 트윈스 투수진의 새로운 필수 요소로 자리잡고 있는 8년차 좌완 신재웅(30)이 6년 전 1피안타 완봉승 기억을 떠올리며 당시 LG 지휘봉을 잡았던 양승호 현 롯데 자이언츠 감독에게 감사한 마음을 표했다.
신재웅은 올 시즌 12경기 5승 2패 평균자책점 3.59(2일 현재)로 후반기 LG 선발 로테이션의 한 축으로 자리잡고 있다. 시즌 전 훈련 도중 입은 부상으로 인해 첫 한 달을 재활에 매달렸던 신재웅은 시즌 중반부터 1군에 가세해 선발로 출장 중이다. 합류 초기에는 투구수 관리를 받으며 던졋고 지금은 이닝과 투구수를 점차 늘려가며 9월에만 3승을 올렸다.

2007시즌 두산 시절 치명적인 어깨 부상을 입고 방출되었던 전력의 신재웅은 2006년 LG 유니폼을 입고 그해 8월 11일 잠실구장에서 한국시리즈 준우승팀 한화 이글스를 상대로 1피안타 완봉승을 거둔 바 있다. 8회까지 노히트 호투를 펼치던 신재웅은 9회 안타를 맞으며 노히트노런 대기록 대신 완봉승으로 만족해야 했다.
신재웅의 데뷔 후 유일한 완봉승. 사실 이는 양 감독 마음 속 짐 중 하나였다. 2006시즌 중도퇴임한 이순철 감독을 대신해 종료 시까지 LG 감독대행으로 지휘봉을 잡았던 양 감독은 당시 신재웅의 완봉승을 떠올리며 “그때 언젠가 선발로 써보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 기복이 있었고 팔꿈치가 안 좋았던 터라 피안타 후 교체를 고민했던 바 있다. 그러다 완봉승도 뜻깊은 기록이라 교체 없이 그대로 갔는데 그 경기 때문에 재웅이가 이후 부상을 입었던 것 같아서 계속 마음에 걸렸다”라고 밝혔던 바 있다.
양 감독의 미안하다는 이야기에 대해 신재웅은 오히려 고개를 저었다. 그 완봉승으로 인해 부상을 입은 것도 아니고 오히려 자신이 평생 기억할 만한 뜻 깊은 승리를 거둘 수 있도록 기회를 준 은인이라는 이야기였다.
“완봉승 때문에 부상을 당한 것이 아닙니다. 그 일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데요 뭘. 오히려 제가 그렇게 기쁜 승리를 거둘 수 있도록 선발 등판 기회를 주셨으니 거듭 감사하다고 말씀드려야지요”. 선수는 완봉승의 좋은 기억만을 떠올리며 은사가 더 이상 옛 일로 미안해하지 않길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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