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수 감독, "SK 2위는 기적, 나도 신기하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10.02 06: 38

"정말 신기하다. 기적이다". 
SK 이만수(54) 감독은 신기하다는 듯한 표정이었다. 이만수 감독이 이끄는 SK는 지난 1일 대전 한화전에서 승리, 남은 5경기에 관계없이 페넌트레이스 2위 자리를 확정지으며 플레이오프 직행에 성공했다. 지난해 페넌트레이스 3위였던 SK는 이만수 감독 체제에서도 2위로 올라서며 성공적인 발을 뗐다. 7월초 8연패 수렁에 빠지며 하위권으로 추락한 것을 극복한 결과라 더욱 값지다. 
이만수 감독은 "우리가 2위를 하고 있는 건 나도 신기하다. 이건 기적이나 다름없다"며 활짝 웃은 뒤 "시즌을 어떻게 치렀는지 모르겠다. 윤희상을 빼면 로테이션을 지키는 선발투수가 없었고, 4개월간 팀 타율도 계속 꼴찌를 했다. 윤희상·이호준을 빼면 상당수 선수들의 개인 성적이 떨어졌고 최정은 늘 한 만큼 했다. 그런데도 2위를 하고 있으니 미스테리한 일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이 감독의 말은 충분히 이해가 간다. SK는 팀 평균자책점 4위(3.80)로 리그 평균 수준이고, 선발진 평균 투구이닝은 5.11이닝으로 리그 최소였다. 리그 최다의 5회 이전 조기강판 38회와 3회 이전 조기강판으로 불펜 부담이 컸다. 팀 타선도 타율 5위(0.258), 출루율 4위(0.333)에 그친 가운데 전반기에는 모두 리그 최하위 기록이었다. 평균 득점도 전반기 꼴찌에서 후반기 1위로 거듭났다. 
이만수 감독은 "정말 성적을 보고 있으면 2위를 하고 있는 게 신기하다. 매일 야구 일지를 쓰는데도 답을 모르겠다"며 웃은 뒤 "전반기 막판에 8연패하고 6년 만에 5할 승률 밑으로 떨어질 때에는 많이 힘들었다. 그런데 이렇게 극복했으니 우리 선수들이야말로 정말 대단한 것이다. 내가 한 건 없다. 그저 선수들이 잘 해주길 기도만 했을 뿐 모든 공은 우리 선수들과 코치들 것"이라고 돌렸다.
하지만 2위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이 감독은 "마운드에서 윤희상이 2년 만에 10승 투수가 되어줬다. 타선에서는 이호준이 정말 잘 해줬다. 박희수와 정우람이 이기는 경기에서 확실히 막아준 것도 컸다"고 했다. 또 하나는 강력한 수비력이다. 이 감독은 "대한민국 최고 수비력을 자랑한다"는 말로 강한 자부심을 나타냈다. SK는 61개로 리그에서 실책이 가장 적은 팀이다. 
SK는 9월 이후 14승6패1무 승률 7할로 고공비행하는 등 후반기 전체 성적도 31승17패2무 승률 6할3푼3리로 전체 1위에 올라있다. 이 감독은 "아무래도 부상자들이 돌아온 것이 큰 힘이 됐다. 투수진은 채병룡, 야수진에서는 조동화·이재원·모창민이 잘 해줬다"며 "후반기에 완전히 팀 분위기가 살아났다. 이제 선발들이 로테이션을 지키며 경기를 풀어가기가 수월해졌다"고 만족스러워했다. 
플레이오프 직행으로 초유의 6년 연속 한국시리즈 가능성을 높인 SK. '4강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시즌 전 전망을 완전히 뒤엎은 반전을 쓰며 가을잔치에 대한 기대감도 한껏 높여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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