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랄라'vs'마의', 월화극 첫방 성적표는?
OSEN 조신영 기자
발행 2012.10.02 07: 37

같은 날 출격해 그 어느 때보다 관심을 받고 있는 KBS 2TV 월화극 '울랄라부부’와 MBC ‘마의’의 첫 성적표가 공개됐다. 양사 모두 차별화된 작품을 내놓았지만, 시청률 1위는 '울랄라부부'에게 돌아갔다.
2일 오전 시청률조사회사 AGB닐슨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1일 첫 방송된 ‘울랄라부부’는 전국 기준 10.9%의 두 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해 1위를 차지하며 8.7%의 시청률을 기록한 '마의'를 앞질렀다. SBS ‘신의’가 9.3%로 2위로 올라섰다.
시청률로만 보자면 절대강자는 없지만, 신현준, 김정은이라는 믿고 볼 수 있는 두 배우의 열연과 바디체인지라는 독특한 설정을 로맨틱 코미디에 녹여낸 '울랄라부부’가 우위를 점한 것이 사실. 하지만 ‘마의’ 역시 긴장감 넘치는 전개와 이병훈 표 사극의 진수를 보여줬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흥미진진한 시청률 경쟁을 예상하게 만들었다.

첫 방 1라운드 대결이 끝난 지금, 두 작품의 장점과 아쉬움 점을 짚어봤다.
◆ 바디체인지는 코미디를 싣고..‘울랄라부부’
신현준과 김정은이 주연을 맡은 자칭 장르불분명 ‘울랄라부부’는 첫 방송엔 큰 웃음을 선사하진 않았지만, 그 자체로 빵 터지는 코미디의 서막을 알리며 기대감을 모으는 데 성공했다.
이날 방송에서 독립 운동가 주환(신현준)과 게이샤 사유리(김정은)가 사랑을 이루지 못한 채 죽음을 맞이하자 이를 불쌍히 여긴 월하노인(변희봉)과 무산신녀(나르샤)가 두 사람을 각각 고수남(신현준)과 나여옥(김정은)으로 환생시켜 가까스로 부부로 맺어줬다. 하지만 현생에서 이들은 권태로움을 극복하지 못한 채 수남의 불륜으로 이혼 위기를 맞이했다.
본격적인 코미디의 서막을 알리기도 전에 ‘울랄라부부’는 두 주연 배우의 열연에 힘입어 극의 무게감을 실으며 본격적인 시청률 ‘잭팟’의 기운을 감지하게 만든 것이 사실. 천식이라는 지병이 있는 여옥이 남편의 불륜 현장을 목격하고 숨을 못 쉬어 고통 받는 장면을 사실감 넘치게 연기한 김정은과, 뻔뻔한 남편을 제대로 연기해낸 신현준은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이 과정에서 과거와 현재, 전생과 현생을 오가며 부부의 얽히고 설킨 인연을 풀어가는 모습은 ‘제빵왕 김탁구’를 연출했던 이정섭 PD의 연출력을 통해 거부감 없이 자연스럽게 녹아졌다. 또한 그간 드라마 '돌아와요 순애씨'와 '불량 커플' 등 부부간의 이야기를 현실적이면서도 코믹하게 그려내 인기를 모은 최순식 작가의 필력도 느낄 수 있었다. 
극중 여옥이 친구 애숙(류시현) 앞에서 “그 인간(남편 수남)이 날 무수리 취급하니까 시어머니부터 자식까지 날 신하 취급한다니까. 정말 내 편이 아니야. 남의 편이야. 어머. 그래서 남편이라 그러나보다”라는 대사는 방송 후 폭풍 공감대를 형성하며 시청자들에게 회자되기 까지 했다.
물론 잘 만들어진 드라마임은 증명했지만 첫 방송부터 신현준과 한채아의 불륜 장면을 위해 다수 등장한 키스신과 베드신, 애숙이 불륜녀로 등장한 남규리에게 본 떼를 보여주기 위해 등장한 ‘식칼’은 다소 과도한 설정으로 시청자들의 지적을 받기도 했다.
예고편을 통해 다음 회에서 본격적으로 두 사람이 ‘바디체인지’가 되는 모습이 그려진 ‘울랄라부부’는 첫 방송부터 미공개 영상을 공개했고, 다소 부족했던 ‘웃음’을 빵 터트리며 다음 방송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우선적으로 '합격점’을 받은 ‘울랄라부부’의 본격적인 코미디의 시작은 두 번째 방송부터다. 김정은의 첫 사랑으로 한재석이 등장하고, 불륜녀 한채아까지 가세하며 사각관계를 형성하게 되는데 바디체인지를 통해 선사할 웃음의 퀄리티, 궁극적인 목표인 ‘부부애’ 찾기 과정을 얼마나 현실적이고 코믹하게 그려낼지가 이 드라마 성공의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 사극 성공공식 다 모아놓은 ‘마의’
‘마의’는 첫 방송부터 궁궐 내 권력 암투를 긴장감 넘치게 전개하며 시청자들의 시선을 끌었다. 기존 이병훈 PD의 ‘허준’, ‘대장금’, ‘이산’으로 이어지는 권선징악의 이야기는 변함이 없었지만 첫 방송에 잠깐 등장한 시침술 등 한방 의학 드라마의 화려한 볼거리와 눈이 부시게 아름다운 영상은 기대를 걸만 했다.
이날 ‘마의’는 ‘대장금’을 통해 한방 의학 드라마 성공을 알린 이병훈 PD가 ‘이산’, ‘동이’ 등을 함께 했던 김이영 작가와 의기투합한 작품답게 인기 사극의 정석을 보는 듯한 몰입도 높은 전개를 자랑했다.
이병훈 PD의 사극에 반드시 등장하는 선과 악의 대립이 어김없이 극명하게 표현되면서 흥미진진했다. 소현세자(정겨운 분)의 죽음을 둘러싸고 이를 묵인한 의관 이명환(손창민 분)과 그와 달리 역모죄로 참수를 당한 벗 강도준(전노민 분)의 이야기를 그린 것. 향후 소현세자의 죽음의 비밀을 아는 의원 명환과 한방외과의로 성장하는 도준의 아들 백광현(조승우 분)의 대립이 이 드라마의 가장 큰 이야기다.
아직 광현 역의 조승우, 강지녕 역의 이요원, 광현의 스승 고주만 역의 이순재 등 주요 인물들이 등장하지 않았지만 손창민, 전노민, 유선 등이 첫 방송에 깔아놓은 긴장요소들은 이야기가 본격화될 때 큰 힘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충분히 예상 가능한 전개 속에서 앞으로 제작진이 한방외과의로 성장하는 광현과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를 얼마나 다채롭게 꾸밀지, 캐릭터가 살아 숨 쉬게 만드는 배우들의 빛나는 열연이 얼마나 시청자들의 지지를 이끌어낼지가 이 드라마의 성공 여부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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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의’, ‘울랄라부부’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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