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와 드라마, 무대에서는 가식이 보였을지언정 정글에서는 아니었다.
지난 1일 방송된 SBS ‘정글의 법칙W’ 배우 한고은과 장신영을 비롯해 개그우먼 정주리와 신봉선, 걸그룹 레인보우 멤버 고우리가 태평양 말레쿨레섬을 탐험하는 모습이 전파를 탔다.
‘정글의 법칙W’는 지난 설 연휴 기간 방송돼 특집 예능프로그램 중 시청률 1위를 기록한 방송으로 이날 두 번째 ‘정글의 법칙W’ 또한 11.8%를 기록하며 추석특집 프로그램 중 시청률 1위를 차지했다.

한가위 특집 프로그램 중 유일하게 시청률 두 자릿수를 기록하기도 한 ‘정글의 법칙W’. 타 특집 프로그램들을 제칠 만큼 ‘정글의 법칙W’가 가진 매력은 뭘까.
SBS ‘일요일이 좋다-정글의 법칙’은 대부분 남자로 이뤄져 있기 때문에 시청자들은 ‘남자들이니까 어떻게 해서든 살아가겠지’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이와는 달리 여성판 ‘정글의 법칙’은 모두 여자로 구성, ‘과연 이들이 어떻게 생존할까’라는 궁금증이 먼저 든다. 그간 여자 연예인들이 이렇게까지 열악한 환경에서 예능을 하는 프로그램은 찾아보기 어려웠기 때문.
요즘 여자 연예인들이 성형을 고백하고 민낯을 서슴없이 공개할 정도로 털털한 성격을 보이지만 정글이라는 곳에서 카메라를 전혀 의식하지 않고 예능을 하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올 초 방송된 ‘정글의 법칙W’에서 이들은 몸 사리지 않는 모습을 선보였고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손에서 더러운 물이 나올 정도로 거침없이 자신을 내보였다.
특히 ‘정글의 법칙W’의 맏언니 한고은과 장신영의 맹활약이 돋보였다. 한고은은 말레쿨라섬에 대한 해박한 지식으로 수집된 정보에 대한 판단을 내렸고, 동생들을 제쳐놓고 솔선수범하는 모습으로 단연 활약했다.
장신영도 마찬가지로 껌 종이와 건전지를 이용해 5초 만에 불을 피우고 나무타기 제안에도 빼지 않고 능숙한 모습을 보이는 등 적극적인 태도로 제2의 정글 여전사 탄생을 예고했다.
한고은과 장신영을 비롯해 신봉선, 정주리, 고우리도 살 집을 짓기 위해 나뭇잎을 모아 지붕을 보수하고 박쥐를 사냥하고 축제에 사용할 죽은 돼지의 털을 벗겨 내는 등 부족민들과 함께 축제 준비에 적극 동참했다. 그리고 축제에 초대돼 마지막에는 싸이의 ‘강남스타일’에 맞춰 단체 말춤을 추는 등 하나가 된 모습으로 정글에 완벽 적응한 모습을 보였다.
‘정글의 법칙W’는 기존의 예능프로그램에서 수없이 볼 수 있었던 여자연예인들의 민낯을 단순히 보여주는 것에서 그치지 않았다. 이들도 한 명의 자연인으로서 어려움 앞에 때로는 약해지고 때로는 강해지는 모습을 보여준 것, 이것이 ‘정글의 법칙W’의 매력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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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정글의 법칙’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