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을 '헉'하고 들이쉬게 된다. 닿을 듯 말 듯 아슬아슬한 스킨십을 펼쳐나가는 그의 모습에 작은 숨소리마저 새어나올 틈이 없다.
2일 오전 서울 왕십리 CGV에서 진행된 언론시사회를 통해 첫 선을 보인 '위험한 관계' 속 장동건은 말그대로 전형적인 '옴므파탈'의 매력을 여과없이 보여주며 여성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위험한 관계'는 국내 관객들에겐 영화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로 잘 알려진 쇼데를로 드 라클로의 소설 '위험한 관계'를 영화화한 작품. 모든 여자를 정복의 대상으로 여기는 상하이 최고의 플레이보이 셰이판(장동건), 돈과 권력을 모두 소유한 상하이 최고의 신여성 모지에위(장백지)는 정숙한 미망인 뚜펀위(장쯔이)를 놓고 위험한 내기를 시작한다.

무엇보다도 '위험한 관계'에서 주목할만한 것은 장동건의 파격적인 변신. 그동안 영화 '친구', '태극기 휘날리며', '마이웨이' 등의 작품들을 통해 선 굵은 거친 연기를 선보였던 그는 최근 종영한 SBS 드라마 '신사의 품격' 속 매너남의 이미지마저 벗어던진 파격적인 연기 변신을 시도했다. 사랑이라고는 믿지 않은 채 여성을 그저 정복의 대상으로만 생각하는 플레이보이 셰이판으로 분한 것.
특히 여성을 유혹함에 있어 그가 펼치는 기술들은 보는 이로 하여금 숨을 멈추게 할 만큼 아찔하다. 정복의 대상인 뚜펀위에게 은밀하게 다가가 그녀의 귓가에 속삭이는 모습, 입술이 닿을 듯 말 듯 아찔함을 연출하는 모습까지 셰이판의 매력은 치명적이다.
아마도 이는 그동안 장동건이라는 배우에게선 볼 수 없던 모습이기에 더욱 그 매력이 빛을 발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매너남 장동건에게 이런 면이?'라는 신선함이 그 매력을 가중시킨 것.
더불어 그를 둘러싼 장백지, 장쯔이의 열연도 장동건을 돋보이게 하는 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다. 셰이판과 위험한 게임을 시작하는 모지에위 역의 장백지는 관능미 넘치는 팜므파탈 연기로 시선을 사로잡으며 위험한 게임의 중심에 놓인 정숙한 미망인 뚜펀위 역의 장쯔이는 청순하면서도 우아한 자태로 변함없는 미모를 과시한다.
게다가 '사랑'이라는 감정을 놓고 벌이는 장백지, 장쯔이 두 사람의 연기는 극에 대한 관객들의 몰입도를 높여주기까지 한다.
한편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 '봄날은 간다' 등으로 멜로의 거장이라는 평가를 받은 허진호 감독의 신작 '위험한 관계'는 오는 11일 국내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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