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선수들이 정말 대단하다".
SK 이만수(54) 감독은 지난 1일 대전 한화전에서 4-1로 승리, 페넌트레이스 2위를 확정지었다. 정식 사령탑 데뷔 첫 해부터 2위로 플레이오프 직행에 성공한 이 감독에게 축하 전화와 문자가 쏟아졌다. 하지만 이날밤이 감독은 지난 4월부터 쌓인 기록을 살펴보며 다사다난했던 시즌을 돌이켜보는 시간을 가졌다.
2일 대전 한화전을 앞두고 이만수 감독은 "어떻게 시즌을 치러왔는지 모르겠다. 부상자들이 많아 선발진이 제대로 돌아가지 못했고, 팀 타율은 4개월간 꼴찌였다"며 "한 때 6위까지 떨어지고 5할 승률 밑으로도 내려갔다. 그런데도 이렇게 2위까지 치고 올라온 건 우리 선수들이 그만큼 대단한 것"이라고 선수들을 칭찬했다.

이 감독은 "4월 초반에는 좋았지만 6~7월에 좋지 못했다. 그러다 8월부터 살아났는데 이렇게 시즌 막판부터 치고 올라간 건 의미가 있다. 야구든 인생이든 마무리를 잘 하는 게 중요한데 이런 점에서 우리 선수들의 능력이 돋보인다"며 뒷심을 높이 평가했다.
10승 투수는 풀타임으로 선발 자리를 지킨 윤희상이 유일하며 3할 타자는 아예 한 명도 없다. 최정만이 20홈런을 넘겼을 뿐 이호준을 제외한 나머지 타자들도 예년보다 성적이 안 좋았다. 이 감독은 "기록을 보면 접전 승부가 많았다. 접전에서 많이 이긴 건 박희수-정우람의 역할이 컸고, 우리 수비수들이 중요할 때마다 호수비를 해준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이 감독은 "희수가 홀드(34개) 신기록을 세우고, 우람이가 30세이브를 넘길 수 있었던 건 그만큼 기회가 많았다는 뜻이다. 늘 타이트한 경기를 했는데 그럴 때마다 수비수들이 더 집중하며 좋은 수비를 보여줬다. 감독인 내가 봐도 우리 선수들의 수비는 정말 환상적이다. 투수들도 '수비 덕분에 평균자책점이 0.50 정도 내려갔을 것'이라고 말한다. 투수들도 그런 수비를 덕분에 더욱 힘을 낸다"고 말했다.
이제 잔여 5경기를 남겨둔 SK는 이날 정근우·박정권·김강민 등 잔부상이 있는 선수들을 선발 라인업에서 대거 제외했다. 이 감독은 "그동안 2위 확정을 위해 선수들이 고생했다. 몸이 안 좋은 선수들에게는 최대한 휴식을 주겠다. 이제 남은 5경기는 플레이오프를 대비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운용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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