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싸이가 전세계를 뒤흔든 '말춤'으로 서울 잠실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너무나 뜨거운 관객들의 성원에 싸이 마저도 눈시울을 붉혔다. 한국 팬들이 자신을 얼마나 성원하고 있는지 감동적으로 확인하는 자리였다.
싸이는 2일 오후 서울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무료콘서트 'CY×PSY 콘서트 싸이랑 놀자'에서 약 두시간 동안 히트곡 퍼레이드를 펼치고 자신의 노래와 말을 100프로 이해하는 한국 관객과의 뜨거운 공연을 만끽했다.
공연장을 찾은 1만명은 싸이의 데뷔곡 '새'부터, '강남스타일'까지 모든 히트곡에 열렬하게 반응하며 공연 내내 기립한 채 몸을 흔들었다.

그동안 미국에서 자신의 가사를 '섹시 레이디'만 알아듣는 관객들을 상대하며 큰 합창이 없어 외로웠다는 싸이는 "평소엔 이렇게 내 노래를 따라불러주시는 게 늘 있는 일이었지만(웃음) 오늘은 너무 고맙다. 너무 기뻐서 공연을 길게 할지도 모른다"며 잔뜩 들뜬 모습이었다. 최근 살인적인 스케줄을 소화 중인 가수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시종 밝고 유쾌했다.
공연은 첫 곡부터 '라잇 나우', '연예인', '끝', '새'로 이어지며 순식간에 달아올랐다. 관객 연령층도 크게 낮아졌다. 공연장을 가득 메운 10대팬들의 함성에 싸이는 "동방신기가 된 느낌"이라며 기뻐했다. 10대 뿐만 아니라, 부모님 손을 잡고 온 어린이들도 다수 눈에 띄었다.
게스트로는 성시경이 함께 했다. 말춤을 추며 등장한 그는 피처링곡 '뜨겁게 안녕'을 시작으로 자신의 히트곡 '좋을텐데'와 '거리에서'를 불렀다.
다시 등장한 싸이는 '예술이야', '낙원', '흔들어주세요' 등을 부르며 공연 후반부를 장식했다. 특히 '낙원'을 부를 땐 관객들이 사이를 크게 감동시켰다. 노래 도중 무릎을 꿇고 앉은 싸이는 너무나 뜨거운 환호에 잠깐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거듭 감사를 표했다. 한국 관객들 덕분에 여기까지 왔다는 내용 뉴스 인터뷰 영상에 이어 등장한 그는 '여러분'을 온힘으로 열창했다.

그는 노래 도중 "많은 분들이 말씀하신다. 중요한 시기에 거기 더 머물렀어야 하는 거 아니냐고도 하신다. 중요한 시기에 왜 왔냐면, 중요한 시기라서 여기 와있는 것이다. 여러분들이 바라듯이 나도 좋은 결과 얻고 싶다. 하지만 여기까지 온 게 어디냐. 너무 반겨주시니까. 공항에 들어왔을때, 이건 말도 안된다. 메달 딴 것도 아닌데. 저는 온라인을 믿어본 적 없다. 나는 빌보드보다 더한 감격은 관객이다.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또 빌보드 성적이 발표되는 오는 4일, 성적과 관계 없이, 한국 관객들과 만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사실 미국에서 활동하면서 이렇게 많은 성원을 받아본 건 처음이다. 워낙 다사다난하지 않았느냐. 감사드린다. 결과와 관계 없이 10월 4일 9시 시청에서 공연하겠다"고 밝혀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역시 하이라이트는 '강남스타일'이었다. 엔딩곡으로 이 노래가 흐르자, 4~5살 어린이부터 중장년층 관객들까지 하나가 돼서 말춤을 따라췄다.
싸이는 현재 '강남스타일'로 빌보드 2위에 올라있으며 지난달 30일에는 영국 UK차트 1위에도 오르며 명실상부 메가히트를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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