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의 부활 찬가가 시즌 끝까지 이어졌다.
‘푸른 피의 에이스’ 배영수가 올 시즌 마지막 선발 등판에서 8이닝 무실점으로 12승을 거뒀다. 배영수는 2일 잠실 LG전에서 총 100개의 공을 던지며 마운드를 굳건히 지켰다. 배영수의 호투에 힘입어 삼성은 2-0으로 승리, 이미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지은 가운데 5연승을 달렸다.
직구 구속은 140km 초반대에 머물렀지만 볼넷이 1개 밖에 없을 만큼 정확한 제구력을 자랑했다. 포크볼과 슬라이더도 쏠쏠하게 구사하며 LG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았다. 위기에서도 전혀 동요하지 않았다. 그야말로 베테랑다운 투구내용이었다.

배영수는 1회말 첫 타자 이대형의 타구를 유격수 김상수가 놓치고 이진영에게 볼넷을 범했지만 이병규에게 2루 땅볼 병살타를 유도했다. 이어 2사 3루에서 박용택을 좌익수 플라이로 잡아 상대의 흐름을 끊었다.
이후 배영수는 8회까지 삼자범퇴만 세 차례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유지했다. 5회말 1사 3루 위기에 놓였지만 최영진과 조윤준을 각각 삼진, 중견수 플라이로 돌려세웠다. 5회 이후 득점권에 주자를 진루시키지 않앟고 타선이 8회초 2점을 뽑아 승리투수 요건을 충족시켰다. 함께 호흡을 맞춘 포수 이지영도 도루 저지 3개로 존재감을 발휘했고 중견수 정형식도 넓은 수비 범위를 뽐냈다. 마지막 9회말에는 오승환이 등판해 시즌 35세이브에 성공, 배영수의 12승을 도왔다.
경기 후 배영수는 “12승도 좋지만 12패 했던 때를 영원히 잊지 않겠다”면서 1승 12패로 고전했던 2009시즌을 떠올리며 다시 한 번 마음을 다잡았다. 올 시즌 7년 만에 두 자릿수 승을 올리며 부활 시즌을 장식한 것에 대해선 “벌써 한 시즌이 끝났다. 좀 아쉽다”며 완투 욕심이 나지 않았냐는 물음에 “힘은 있었지만 승환이형도 세이브 기록이 있어서 내 역할은 8회까지였던 것 같다”고 만족했다.
마지막으로 배영수는 앞으로의 과제에 대해 “올 시즌 잘했지만 제구력과 볼 끝이 좀 더 좋아져야한다”라며 “한국시리즈에선 선발이든 중간이든 고참으로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마지막 관문을 앞두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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