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긋지긋한 거인 징크스다.
KIA 에이스 윤석민(26)이 또 다시 롯데전에서 웃지 못했다. KIA도 2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윤석민은 2일 군산구장에서 열린 '2012 팔도.프로야구' 롯데와의 홈경기에 선발등판, 5이닝 4피안타 무볼넷 2사구 6탈삼진 4실점으로 무너졌다. KIA가 2-10으로 대패하며 4강 진출 가능성이 완전 소멸된 가운데 윤석민도 시즌 8패(9승)째를 당했다. 평균자책점도 2점대(2.98)에서 3점대(3.12)로 올랐다.

KIA는 최근 7경기에서 3차례 완봉 포함 6차례 완투로 파죽지세를 달렸다. 윤석민도 지난달 26일 대구 삼성전에서 9이닝 2피안타 3볼넷 1사구 13탈삼진 무실점 완봉 역투로 완투 릴레이에 한 몫 단단히 했다. 롯데가 이날 경기 전까지 최근 14경기에서 1승12패1무에 그쳤으며 무득점 3경기, 1득점 5경기, 2득점 2경기로 10경기가 2득점 이하로 극심한 빈타에 시달렸다.
팀의 실낱 같은 4강 가능성과 함께 데뷔 첫 2년 연속 10승을 노린 윤석민은 기대대로 경기 초반 위력적인 피칭을 펼쳤다. 1회 조성환을 헛스윙 삼진 처리하는 등 공 9개로 가볍게 삼자범퇴. 2회 홍성흔-황재균, 3회 전준우-김문호를 연속 삼진 잡으며 기세를 올렸고, 4회 손아섭-박준서도 범타 요리하며 퍼펙트 행진을 벌였다.
그러나 4회 2사 이후 갑자기 흔들렸다. 조성환을 몸에 맞는 볼로 출루시킨 게 화근이었다. 이어 홍성흔에게 던진 2구째 슬라이더가 가운데 몰렸고, 홍성흔이 좌중간을 가르는 적시 2루타로 연결시켰다. 팽팽한 0의 균형이 깨지는 순간. 이어 강민호에게도 몸쪽 직구가 높게 들어가 좌측 2루타로 추가 실점했다.
5회에도 1사 후 초구에 김문호를 몸에 맞는 볼로 내보낸 윤석민은 문규현에게 던진 초구 체인지업이 가운데높은 실투가 되는 바람에 다시 좌측 2루타를 맞았다. 그 사이 1루 주자 김문호가 홈인해 3실점째. 손아섭을 헛스윙 삼진 돌려세웠지만, 박준서에게 중전 적시타를 허용하면서 4실점째를 내주고 말았다.
결국 0-4로 뒤진 6회부터 마운드를 홍성민에게 넘겼다. 5회까지 투구수는 70개밖에 되지 않았지만, 몸에 맞는 볼 2개 이후로 급격하게 흔들리며 무너졌다. 지난 2010년 8월15일과 24일 조성환과 홍성흔에게 차례로 치명적인 사구를 던진 뒤 롯데전에서 심리적으로 흔들린 모습을 보였는데 이날 경기에도 다르지 않았다.
윤석민은 롯데전 통산 38경기에서 10승9패6세이브1홀드 평균자책점 3.79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2010년 사구 이후에는 롯데전 승리가 전무하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롯데전 5경기에서 승리없이 3패 평균자책점 8.40. 6이닝 이상 던진 퀄리티 스타트도 없었다. 선발등판한 4경기는 모두 4실점 이상 대량실점으로 무너졌다.
이날 경기로 4강진출이 좌절된 KIA는 이제 잔여 3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선발 로테이션상 윤석민에게 올 시즌 더 이상 기회는 없다. KIA에나 윤석민에게나 이래저래 아쉬움이 많은 시즌으로 기억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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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