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승 도전' 류현진 맞상대, 넥센의 셈법은?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2.10.03 06: 43

7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노리고 있는 '괴물투수' 류현진(25,한화 이글스)의 맞상대가 넥센 히어로즈로 결정됐다. 2006년 신인으로 18승을 거둔 류현진은 지난해까지 6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 행진을 이어갔다. 그러나 올해 21번의 퀄리티스타트, 평균자책점 2.76의 빼어난 성적을 거두면서도 팀 타선의 도움을 얻지 못하며 9승(9패)에 그치고 있다.
전반기를 마쳤을 때 류현진은 단 3승에 그쳐 기록달성이 힘들 것이라는 예측도 나왔다. 하지만 후반기들어 류현진은 달라졌다. 전반기 15경기 3승 5패 평균자책점 3.51을 기록했던 그는 후반기 11경기에서 6승 4패 평균자책점 1.85로 괴물과 같은 위력을 되찾았다. 그러면서 시즌 9승을 기록, 이제 7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까지 단 1승을 남겨두고 있다. 만약 기록 달성에 성공하면 팀 선배인 정민철과 타이를 이루게 되며 이 부문 기록인 이강철의 10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도 노려볼 수 있다.
류현진의 선택은 4일 대전 넥센전이었다. 한화의 시즌 최종전이 될 그날 경기에서 류현진은 시즌 10승에 도전한다. 이 소식을 전해들은 넥센은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대기록이 달렸으니 류현진도 죽을 힘을 다해 던지니 쉽지만은 않겠다'는 분위기가 넥센에 감지됐다.

2일 목동 두산전을 앞두고 넥센 김성갑 감독대행은 "국내에 좋은 투수들이 많이 있지만 그 가운데 단연 최고는 류현진이라 생각한다"면서 "우리가 기록의 희생양이 되는 게 아닌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미 순위가 거의 결정된 상황이지만 넥센에 1승은 결코 그 의미가 떨어지지 않는다.
넥센에선 류현진의 맞상대로 좌완 앤디 밴 헤켄을 내세울 계획이다. 올 시즌 밴 해켄은 브랜든 나이트와 함께 외국인투수 원투펀치를 이루며 11승 8패 평균자책점 3.39로 좋은 성적을 거뒀다. 김 대행은 "우리도 밴 헤켄이 등판한다. 좋은 경기가 될 것이다. 결코 쉽게 물러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김 대행은 한 사람의 야구인으로서 "만약 우리와의 경기에 등판해서 진다면 9승에서 멈추는 것 아닌가. 야구 전체로 보자면 류현진의 7년 연속 10승 기록이 무산되는 건 안타까운 일"이라고 말하면서도 한 팀을 이끄는 수장으로 책임감을 잊지 않았다. "류현진의 10승 달성을 반드시 가로막겠다고 하면 한화 팬들이 섭섭하게 생각할 수 있지만 정상적으로 우리의 야구를 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밴 해켄의 투입이 결코 류현진의 기록 달성을 가로막기 위한 게 아니라고 강조했다. 김 대행은 "어차피 로테이션대로 돌아가더라도 밴 헤켄이 맞다. 밴 헤켄이 비록 10승을 넘겼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 할 것"이라며 "만약 우리가 약한 투수를 선발로 낸다면 류현진 선수 본인도 긴장이 풀릴 수 있다. 재미있는 경기가 될 것이라 기대한다"고 했다.
이제 류현진에게 남은 등판기회는 단 1경기, 올해를 끝으로 류현진은 미국 메이저리그 진출을 희망하고 있다. 만약 미국에 진출하게 된다면 당분간 류현진의 투구는 국내에서 볼 수 없게 된다. 밴 헤켄과 좌완 맞대결을 펼치게 된 류현진이 과연 10승의 깃발을 꽂을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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