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막판 유종의 미를 거뒀다.
LG의 2년차 우투수 임찬규(20)가 2일 올 시즌 마지막 등판에서 107개의 공을 던지며 8이닝 2실점했다.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해 패전투수가 됐지만 개인 통산 최다 이닝과 최다 투구수를 기록하며 체력 문제에 대한 해답을 제시했다.
시즌 끝까지 잃어버린 구속이 돌아오지는 않았다. 그래도 최근 두 경기에서 임찬규 특유의 공격적인 투구를 선보였다. 통산 첫 선발승을 거둔 지난 9월 27일 잠실 넥센전과 마찬가지로 직구의 비율이 높았다. 최고 구속은 143km였지만 52개의 직구를 던지며 정면승부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6회까지 무사사구였고 체인지업, 커브, 슬라이더 등의 변화구도 무리 없이 구사했다. 이렇게 임찬규의 2년차 시즌은 우여곡절 끝에 막을 내렸다.

올 시즌 팀 내 두 번째 선발 투수로 낙점됐지만 선발진에서 조기 탈락하며 상당 기간을 2군에서 보냈다. 잃어버린 직구 구속을 회복하기 위해 수차례 투구폼을 바꿔봤고 그래도 구속이 오르지 않자 투구패턴에 변화도 꾀했었다.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면서도 마냥 쓰러지지는 않았다.
2군에서 제구력과 변화구를 연마했다. 임찬규는 “직구 구속이 돌아오지 않는다고 허송세월을 보낼 수는 없었다. 그래서 내 자신에 대한 의심보다는 확신을 갖기로 했다”며 “공을 던질 때에는 하체 밸런스만 생각했다. 그리고 2군에서 변화구와 제구력 연습만큼은 많이 하려고 마음먹었다”고 2군 시절을 돌아봤다. 그러면서도 “오는 겨울에는 직구 구속을 회복하기 위해 몸부터 다시 만들 생각이다. 겨울 내내 꾸준히 체중을 늘려서 구속을 다시 올리겠다”고 앞으로의 과제도 제시했다.
그만큼 임찬규는 바쁜 겨울을 보낼 예정이다. 일단 시즌이 끝나자마자 일본 미야자키 교육리그에 참가한다. 4, 5경기 일본 팀과 국내 팀을 상대로 선발 등판한다. 교육리그가 끝난 11월부터는 진주 마무리 캠프에 들어간다. 시상식 등으로 화려하게 보낸 지난겨울과 확연히 다른 겨울을 맞이하게 되는 것이다.
LG 차명석 투수코치는 임찬규에 대해 “비록 힘든 한 해를 보냈지만 여전히 나는 임찬규가 증명된 투수라고 생각한다. 1년차에 보여준 모습이 있기 때문에 언제든 다시 기대치를 충족시켜 줄 것이다”고 밝혔다. 시즌 전 예상했던 두 자릿수 선발승에 턱없이 모자란 활약이었지만 임찬규에 대한 기대와 믿음을 그대로였다.
올 시즌 LG에는 많은 신예투수들이 등장했다. 개막 2연전 두 번째 경기부터 이승우가 선발로 마운드를 밟았고 최성훈, 임정우, 신재웅이 선발투수로 나섰다. 의미 있는 신진세력의 등장이지만 좌투수에 편중 된 채 강속구 투수는 없었다. 결과적으로 이들 중 신재웅 외에는 꾸준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2013시즌 LG가 강한 선발진을 구축하기 위해선 임찬규가 도약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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