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예원, 이번에도 온몸을 바쳐 연기했다. 무슨 말이냐고? 영화 ‘점쟁이들’ 촬영을 하며 살이 찢어지는 듯한 추위에서 무거운 머구리를 쓰고 심해 20m에서 수중촬영을 했다. 말 그대로 열연을 펼쳤다.
‘점쟁이들’에서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비밀을 간직한 기업 비리 전문 열혈 신문기자 찬영 역을 맡은 강예원은 영화 ‘해운대’, ‘퀵’에 이어 ‘점쟁이들’에서도 빠지지 않고 몸 쓰는 연기를 했다. 후속작 영화 ‘조선 미녀 삼총사’에서도 마찬가지로 액션연기를 선보일 예정.
어느 여배우보다 몸연기를 많이 하는 강예원은 역시 하는 운동도 달랐다. 수영은 기본이고 킥복싱도 할 줄 알고 필라테스는 6년이나 했다. 특히 수영은 5살 때부터 했다. 다이빙까지 할 수 있을 정도로 실력급이다.

“쾌감이 있어요. 영화 나왔을 때 보면 정말 뿌듯하죠. 자기만의 브랜드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몸 쓰는 연기가 나와 잘 맞는 것 같아요. 그런데 이번 촬영은 정말 힘들었어요. 너무 추워서 바다에 들어가기 전에 엄청나게 운동하고 심장마비 걸리지 않게 해달라고 기도까지 했죠.”
또 하나 신기한 건 세 영화에서 모두 물에 빠졌다. 강예원은 물과 관련된 장면을 찍는 건 자신의 사주에 물이 부족하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했다. 역시 ‘점쟁이들’ 출연배우다운 재치 있는 대답이었다.
“사주에서 제가 오복(五福)이 다 있는데 물이 부족하다고 하더라고요. 물이 없어서 작품마다 물에 빠지는 장면이 있나 봐요.(웃음)”
몸을 쓰는 연기가 많은 만큼 강예원은 누구보다 약으로나 운동으로나 건강을 챙기는 데 열심이다. 강예원은 인터뷰를 하는 동안에도 김밥과 과자를 먹으며 체력을 보충했고 저녁 시간이 가까워지는 때 기자에게도 먹을 것을 권하는 배려까지 보였다.

“음식은 먹고 싶은 걸 다 먹어요. 가리는 게 없어요. 천엽도 먹고 개불도 먹죠. 어렸을 때부터 몸 좋다고 하면 다 먹었어요. 그리고 한약과 비타민을 챙겨 먹어요. 약을 하도 잘 챙겨 먹으니까 주위에서 ‘언제까지 사나 두고 본다’고 할 정도예요.(웃음) 건강이 우선이죠.”
영화마다 몸을 쓰는 만큼 강예원은 여전사라 불리는 같은 소속사 배우 하지원과 마찬가지로 남다른 근육을 가지고 있다. 남들보다 근육량이 많은 만큼 살도 잘 안 찌지만 ‘점쟁이들’을 촬영할 때만큼은 예외였다. 촬영하는 동안 체중이 8kg이나 불었다.
“근육량이 정상 이상이에요. 체지방이 거의 없죠. 운동한다고 해서 굳이 닭가슴살을 먹지는 않아요. 소식하는 편이죠. 살도 잘 안 쪄요. 그런데 ‘점쟁이들’ 촬영할 때 밥을 세끼 먹고 주먹밥에 김밥, 초콜릿을 먹으니까 살이 막 찌더라고요. 촬영하면서 몸무게를 거의 안 재고 생각 안 하고 먹었더니 끝나니까 8kg이 쪘어요. 이렇게까지 찔 수 있구나하고 깜짝 놀랐죠. 그런데 지금은 다 빼서 제자리로 돌아왔어요.(웃음)”

대부분 여배우들이 그렇듯이 강예원도 영화에서 예쁘게 보이길 원한다. 그러나 감독의 ‘액션!’ 소리만 들으면 외모에 신경 쓸 틈이 없다. 천생 배우다.
“예쁘게 보이고 싶은데 잘 안돼요. 연기하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어떤 각도가 예쁜지 생각할 여유가 없죠. 연기에 몰입하면 그럴 여유가 없죠.”
연기할 때 연기만 생각하는 강예원, 다 이유가 있다. 데뷔 초 TV시트콤 데뷔작 ‘허니허니’로 대박을 쳤지만 2002년 영화 ‘마법의 성’으로 본인의 의도와는 다르게 섹시한 이미지로 각인된 강예원은 오랜 시간 휴지기를 가져야 했다. 그래서 연기가 더욱 절실하다.
“연기가 힘든데도 평생 하고 싶어요. 주어진다면 평생 하고 싶죠. 이렇게 연기할 수 있는 기회가 온 게 얼마나 저에게 행복이에요. 그런 생각들이 제가 연기할 수 있는 원동력이에요. 오랫동안 낙담도 하고 고생을 많이 해서 그런가 봐요. 연기하고 싶은데 맨날 오디션에 떨어지고 거울을 보고 얼마나 ‘아이 캔 두 잇(I can do it)’이라고 외쳤겠어요. 그래서 소중한 걸 아는 거죠. 무기력이요? 그런 게 오지 않게 하려고 컨트롤 하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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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