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 스케줄 위해 美유명 프로그램 포기
전국민적 응원 열기..천군만마
빌보드 1위를 눈앞에 두고 있는 가수 싸이의 국내활동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해외 프로모션에 박차를 가해서 세계 정상에 올라야지 왜 국내 팬들을 만나고 있느냐는 의견부터,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팬들과의 약속을 지키는 모습이 멋있다는 평가까지 다양한 의견이 쇄도하고 있다.

일단, 단기적으로 싸이는 이번 국내활동으로 손해를 본 게 맞다. 그는 지난 25일로 예정됐던 K대학교와 J대학교 축제 스케줄만 아니었다면 미국에서 꽤 유명한 프로그램에 출연할 수 있었다. 이는 빌보드 1위에 한발 더 다가가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었다.
실제로 싸이는 지난달 브리트니 스피어스와 함께 출연한 NBC '엘렌쇼'와 유명 코미디쇼 'SNL' 출연 이후 인지도가 급상승했으며 '투데이쇼' 출연 직후 미국 아이튠즈 1위에 올라서는 가시적인 성과를 봤다. 한국에 며칠만 늦게 왔어도, 그의 성적은 달라졌을 수 있다는 결론이 가능한 셈.
이는 싸이 역시도 진지하게 고민한 대목이다. 그래서 싸이 측은 실제로 해당 대학교에 출연 취소가 가능한지 타진해보기도 했다. 인기에 탄력을 붙여줄 미국의 유명 프로그램을 포기하긴 쉽지 않았을 터. 그러나 싸이 측은 '다른 가수로 대체하기 어렵다'는 대학 측 말을 듣고 마음을 돌렸다. 과감히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은 것.
한국으로 온지 일주일이 지난 현재, 싸이 측은 '손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분위기다.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워진 국내 팬들의 성원에 싸이는 매우 즐거운 나날을 보내고 있는 중. 오는 4일에는 시민들을 위한 무료 공연까지 기획했다. 오는 15일 이후 시작될 해외 활동에 앞서 컨디션을 조절하기는 커녕, 오히려 더 기세를 올려 열심히 팬들과 호흡하는 것.
그는 지난 2일 한 공연에서 "많은 분들이 말씀하신다. 중요한 시기에 거기 더 머물렀어야 하는 거 아니냐고. 물론 여러분들이 바라듯이 나도 좋은 결과를 얻고 싶다. 하지만 여기까지 온 게 어디냐. 너무 반겨주시니까. 공항에 들어왔을때, 이건 말도 안된다. 메달 딴 것도 아닌데. 나는 온라인을 믿어본 적 없다. 현장 반응이 내겐 더 크게 와닿는다. 빌보드보다 더한 감격은 여러분이다.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해외 스타로의 발돋움도 좋지만, 한국 활동을 등한시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처음부터 해외 시장을 공략해 성과를 얻은 것이 아닌, 국내 대중이 좋아하는 것을 연구하다 이같이 '잭팟'을 터뜨린 싸이로서는 당연한 선택일 수 있다. 사실 일부 악플러들이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국내 여론 특성상, 그가 국내 스케줄을 취소한 게 잘못 왜곡됐다면 여론이 이상한 방향으로 튀었을 가능성도 아예 없진 않다.
현재 국내 팬들의 반응은 폭발적. 그가 시민들에게 감사를 표하기 위해 무료 공연을 기획하자 서울시도 두팔을 걷어부쳤다. 전세계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싸이가 서울 시청 앞에서 공연을 하는 것은, 서울을 홍보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상당한 윈윈 효과도 기대된다.
그는 천군만마와 같은 국민적 지지를 업고, 오는 15일부터 해외활동을 할 예정. 15일 출국해 호주 유명 오디션 프로그램 '엑스팩터 호주'에 출연한 후 미국으로 건너가는 그는 11월에 발매될 '본격 미국 진출' 곡을 준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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