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숙인' 데얀, '슈퍼매치'서 또 침묵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2.10.03 15: 55

또 침묵하고 말았다. 최고의 공격수로 자리 잡았지만 '슈퍼매치'만 되면 고개를 숙이는 데얀이 그 주인공. 득점 1위 데얀은 다시 침묵하면서 서울의 수원전 7연패를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수원은 3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2012시즌 현대오일뱅크 K리그 34라운드 홈경기에서 후반 5분에 터진 오장은의 결승골을 앞세워 서울을 1-0으로 물리쳤다. 이로써 수원은 지난 6월 FA컵(2-0, 승)을 포함해 지난 2010년 4월 이후 서울전 7연승을 기록하며 자존심을 세웠다.
반면 최근 5연승을 달리며 K리그 독주체제를 준비했던 서울은 또 한 번 수원의 벽을 넘지 못한 채 시즌 5패째를 기록했다. 특히 최근 최고의 컨디션을 보이고 있는 데얀과 몰리나를 앞세워 승리를 노렸던 서울은 수원을 상대로 무득점에 그치며 6경기 연속 무득점이라는 치욕을 이어갔다. 

'데몰리션 콤비'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데얀은 올 시즌 최고의 기량을 선보이고 있다. 이날 경기 전까지 32경기에 출전해 25골을 터트리고 있다. 또 도움은 3개를 배달하면서 폭발적인 공격력을 선보이고 있다. 현재의 추세라면 데얀은 K리그 한 시즌 최다골인 김도훈(성남 코치)의 28골도 충분히 넘을 수 있다.
그러나 데얀은 치명적인 약점을 가지고 있다. K리그 최고의 공격수지만 '슈퍼매치' 라이벌인 수원만 만나면 고개를 숙인다.
올 시즌 데얀은 수원전 3경기에 출전해 단 한골도 뽑아내지 못하고 있다. 최전방에서 폭발적인 공격력을 선보여야 할 데얀이 침묵하면서 서울은 수원전 6연패에 시달리고 있었다.
와신상담 수원전을 준비한 데얀은 부산전에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지난달 16일 부산 원정 9경기 무승 징크스를 날려 버리는데 일조했다. 부산의 강력한 수비를 뚫고 골을 만들어내며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뽐냈다.
데얀에게 기회는 있었다. 수원의 중앙 수비인 보스나가 경고 누적으로 출전하지 못했다. 보스나가 측면에서 뒷공간을 파고드는 패스에는 약하지만 대인마크에 강해 그동안 데얀을 잘 막았다. 따라서 보스나의 출전불가로 인해 데얀의 활약이 예고됐다.
하지만 데얀은 불운했다. 상대진영 측면을 돌파해야 할 선수들이 모두 전반 초반 부상으로 교체됐기 때문이다. 전반 18분에는 왼쪽의 에스쿠데로가 다쳤고 22분에는 최태욱이 부상을 당했다. 가뜩이나 중원 사령관 하대성이 경기에 나서지 못해 전방으로 연결되는 패스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가운데 데얀은 홀로 고군분투 할 수밖에 없었다.
수원의 수비진은 집요하게 데얀을 마크했다. 때로는 거칠게 때로는 그에게 연결되는 패스를 막아내면서 데얀이 슈팅 기회를 만들지 못하게 만들었다. 데얀은 이날 경기서 서울 선수중 가장 많은 슈팅을 기록했지만 위력적인 상황은 만들지 못했다. 워낙 상대 수비가 타이트 하게 막아냈기 때문이다.
데얀은 후반 22분 상대진영 아크 오른쪽을 돌파하다 상대 수비에 걸려 넘어졌지만 파울로 인정 받지 못했다. 아쉬움에 땅을 쳤지만 심판은 외면했다.
수원이 후반 중반 이후 안정된 수비를 갖추자 데얀의 모습은 좀처럼 보기 힘들었다. 서울의 최전방에서 수비수와 경쟁했지만 볼을 만지지 못했다. 결국 데얀은 '슈퍼매치서' 또 무득점에 그치며 팀의 패배를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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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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