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들을 달성하게 돼 홀가분하다. 하지만 내년이 내 야구인생 최대의 승부처다".
'스나이퍼' 한화 장성호(35)에게 2012년은 기록 달성의 해로 기억될 것이다. 역대 4번째 3000루타, 역대 3번째 최연소 2000안타에 이어 지난 2일 대전 SK전에서는 역대 9번째 1000타점 기록 달성했다. 3000루타-2000안타-1000타점은 양준혁에 이어 역대 두 번째. 프로 데뷔 후 17년간 쌓아온 기록의 열매를 따고 있는 역사적인 시즌으로 이제는 '기록의 사나이'라는 수식어가 잘 어울린다.
3일 대전 KIA전을 앞두고 만난 장성호는 "올해 내로 1000타점을 넘을 수 있을까 싶었는데 달성하게 돼 다행이다. 시즌 전에 생각한 기록들을 모두 달성해 홀가분한 기분"이라며 "내년에는 2000경기에 도전하고 싶다. (양)준혁이형의 최다안타 기록은 아직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통산 1925경기에 나온 장성호는 2000경기까지 75경기가 남았다. 2000경기 출장 선수는 역대로 6명밖에 되지 않는다. 역대 최다안타는 양준혁의 2318개인데 2005개의 장성호는 313개가 모자라다. 최소 3년을 뛰어야 넘볼 수 있다. 그런 장성호에게 있어 내년이 최대 관건이 될 수밖에 없다. 같은 1루수 김태완이 군제대해 팀에 합류하기 때문에 포지션 경쟁도 피할 수 없다.
그는 "아무래도 내년이 내 야구인생 있어 최대의 승부처가 되지 않을까 싶다. 지난 2년간 어깨 수술을 받느라 제대로 준비하지 못했는데 올해는 몸 아픈데도 없고 준비할 시간이 충분하다"고 자신한 뒤 "성적이 나지 않으면 마지막 해가 될 수도 있다. 마음 속으로 내가 생각한 수치가 있다. 그것에 도달하지 못하면 (은퇴를) 결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장성호는 올 시즌 후반부터 현역 은퇴를 놓고 하루에도 수십번식 진지하게 고민했다고. 올해 128경기 타율 2할6푼1리 9홈런 52타점으로 활약하고 있지만 전성기와 비교하면 조금 아쉬운 성적이다. 하지만 장성호는 "은퇴 고민을 했지만 지금은 시기상조다. 내년에 제대로 준비해서 내가 만족할 수 있는 성적을 내겠다"고 다짐했다.
지난 3년간 수술 등으로 스프링캠프에 참가하지 못한 장성호이지만 올해는 충분한 휴식을 취한 뒤 내년 스프링캠프부터 몸을 만들 계획이다. 의미있는 기록 달성의 해를 보내고 있지만 그에게는 또 다른 도전을 향한 엔진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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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