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전북 현대는 부산 아이파크만 만나면 이상하게 '꼬인다'. 올 시즌 3번째로 맞붙은 34라운드 역시 마찬가지였다.
부산이 갈 길 바쁜 전북의 발목을 다시 한 번 잡았다. 부산은 3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2 34라운드 전북과 홈경기서 2-2 무승부를 거뒀다. 비록 무승부지만 주전 4명이 결장한 상태에서 강팀 전북을 상대로 승점 1점을 얻었다는 점은 의미가 깊었다.
부산은 올 시즌 전북과 3번 맞붙어 단 한 번도 진 적이 없다. 이날 경기를 포함해 전북전 3전 3무를 기록한 부산은 주전 4명이 경고 누적과 퇴장으로 결장한 가운데 전북에 승리를 거두며 승점 3점 그 이상의 기쁨을 안았다. 반면 전북은 이날 열린 서울-수원 간 슈퍼매치에서 수원이 승리를 거두면서 선두 추격을 위한 절호의 발판이 만들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승점 1점을 추가하는데 만족해야했다.

전북이 부산전서 승리를 거둘 경우 서울과 승점 차는 단 2점에 불과했다. 그러나 부산은 호락호락 승리를 내주지 않았다. 주전 미드필더가 모두 빠졌지만 노장 김한윤과 이성운이 분투하고 양 날개가 펄펄 날면서 시작부터 무섭게 전북을 조여왔다. 결국 부산은 전북과 또 한 번의 무승부를 기록하며 '고춧가루 부대'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선두 추격의 중요한 고비에서 부산에 발목을 잡힌 전북은 씁쓸할 수밖에 없었다. 부산이 승부처에서 전북의 발목을 잡은 것은 이번 한번뿐이 아니었다. 8라운드 전북의 홈경기에서도 시종일관 우세를 점하고도 0-0으로 비기며 3연승의 기세가 꺾였다.
27라운드 부산 원정경기는 더욱 뼈아팠다. 올 시즌 두 번째 맞대결이었던 이날 경기서 부산과 또다시 0-0으로 비긴 전북은 서울에 선두 자리를 내주며 2위로 내려앉고 말았다. 시즌 초반부터 선두를 유지했던 전북이 주춤한 순간이었다.
이날 경기서 부산은 주요 선수 4명이 결장한데다 선수층이 두텁지 않아 마땅한 대체 선수도 없었다. 경기 전 안익수 감독조차 "오늘 라인업이 경기에 대한 우리의 답변이다. 리저브 선수까지 명단에 끼워넣었다. 선수가 없어서 그런거다"라며 앓는 소리를 했다. 하지만 모두 전북의 우세를 예상했던 이날 경기서 무승부가 연출되면서 '공은 둥글다'는 사실이 다시 한 번 증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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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