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닝요가 경기 종료를 10여 분 앞두고 터뜨린 천금 동점골이 전북을 살렸다. 전북이 부산과 원정 경기서 2-2 무승부를 기록하며 선두 서울 추격에 아쉬움을 남겼다
안익수 감독이 이끄는 부산 아이파크는 3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2 34라운드 전북과 홈경기서 경기 종료 직전 동점골을 허용하며 2-2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로써 전북은 20승 9무 5패(승점 69)를 기록하며 선두 FC 서울(22승 7무 5패, 승점 73) 추격에 아쉬움을 남겼다. 부산은 홈 6경기 무승 행진을 이어갔다.
이날 경기 전에 열린 서울-수원 간 슈퍼매치에서 수원이 승리를 거두면서 전북으로서는 선두 추격을 위한 절호의 발판이 만들어졌다. 전북이 부산전서 승리를 거둘 경우 서울과 승점 차는 단 2점으로 좁혀질 수 있었다.

그러나 부산은 호락호락하게 승리를 내주지 않았다. 주전 미드필더가 모두 빠졌지만 노장 김한윤과 이성운이 분투하고 양 날개가 펄펄 날면서 시작부터 무섭게 전북을 조여왔다. 예상 외로 강하게 나오는 부산의 공세에 전북은 주춤할 수밖에 없었다.
얄궂게도 전반 6분 만에 페널티킥 골이 터졌다. 페널티 박스 안으로 돌파하던 방승환이 윌킨슨의 발에 걸려 넘어지며 PK를 얻어낸 것. 방승환의 오른발 슈팅에 권순태가 방향을 잡고 몸을 날렸지만 공은 그대로 골망을 갈랐다.
선제골을 PK로 내준 전북은 눈에 띄게 당황하는 모습이었다. 부산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추가골을 터뜨리기 위해 끊임없이 전북의 골문을 두들겼다. 하지만 또 한 번의 PK휘슬이 울리면서 경기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장학영의 파울로 얻어낸 PK를 전반 20분 이동국이 침착하게 골로 연결시키며 1-1을 만든 것.
하지만 부산의 오기는 기어코 추가골을 만들어냈다. 전반 30분 장학영이 골대 왼쪽으로 길게 올려준 크로스를 방승환이 헤딩으로 떨궜다. 흘러나온 공을 한지호가 놓치지 않고 본능적인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했다. 2-1로 부산이 다시 앞서가는 순간이었다.
기세가 오른 부산은 전북을 몰아붙이며 전반을 2-1로 마무리했다. 전북은 좀처럼 이렇다 할 장면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후반전을 맞았다.
전북은 후반 김동찬을 빼고 레오나르도를 투입하며 공격에 힘을 실었다. 그러나 부쩍 촘촘해진 부산의 수비진영을 뚫기란 쉽지 않았다. 결국 박세직 대신 마철준을 투입하며 김정우까지 올려봤으나 오히려 부산의 역습에 위기를 맞이하며 경기를 어렵게 풀어갔다.
하지만 에닝요가 막판 전북의 숨통을 틔웠다. 부산의 골문 앞으로 돌진한 에닝요는 후반 34분 페널티 박스 중앙에서 김정우가 흘려준 공을 놓치지 않고 슈팅으로 연결,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는 동점골을 성공시켰다.
한편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슈퍼매치에서는 수원이 오장은의 결승골을 앞세워 서울을 1-0으로 물리쳤다. 서울은 전반 18분 측면 MF 에스쿠데로가 무릎 부상으로 정조국과 교체된 데 이어 21분에는 최태욱이 오장은과 충돌하는 과정에서 허벅지쪽에 부상을 입고 김치우로 교체되면서 서울이 수세에 몰렸다.
이후 후반 시작 5분 만에 오장은이 문전을 보며 길게 크로스를 올린 것이 그대로 골문으로 빨려 들어가며 수원의 결승골이 됐다. 이로써 수원은 지난 6월 FA컵(2-0, 승)을 포함해 지난 2010년 4월 이후 서울전 7연승에 성공하며 자존심을 세웠다.
반면 최근 5연승을 달리며 K리그 독주체제를 준비했던 서울은 또 한 번 수원의 벽을 넘지 못한 채 시즌 5패째(22승7무, 승점 73)를 기록했다. 특히 최근 최고의 컨디션을 보이고 있는 데얀과 몰리나를 앞세워 승리를 노렸던 서울은 수원을 상대로 무득점에 그치며 6경기 연속 무득점이라는 치욕을 이어갔다.
광주와 대전이 광주 월드컵경기장서 맞붙은 경기서는 1-1 무승부가 연출됐다. 광주는 전반 7분 만에 주앙 파울로의 크로스를 박기동이 선제골로 연결하며 승기를 잡았으나 전반 12분 케빈에게 헤딩슛을 허용하며 아쉽게 무승부에 그쳤다. 이로써 광주는 최근 7경기 연속 무승을 기록하게 됐다.
스플릿 라운드 그룹 B 강자들끼리 맞붙은 인천과 대구의 경기서는 인천이 홀로 2골을 터뜨린 이윤표의 활약에 힘입어 대구를 2-1로 물리쳤다. 이로써 인천은 10경기 무패(8승 2무)의 놀랄만한 상승세를 이어가게 됐다.
한편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경남과 제주의 경기는 득점 없이 0-0 무승부를 기록했고 광양전용경기장서 열린 전남과 강원의 경기 역시 0-0 무승부로 마감됐다.
■ 3일 전적
▲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
부산 아이파크 2 (2-1 0-1) 2 전북 현대
△ 득점=전 6 방승환 30 한지호(이상 부산) 전 20 이동국 후 34 에닝요(이상 전북)
▲ 수원월드컵경기장
수원 삼성 1 (0-0 1-0) 0 FC 서울
△ 득점 = 후 5 오장은(수원)
▲ 광주월드컵경기장
광주 FC 1 (1-1 0-0) 1 대전 시티즌
△ 득점 = 전7 박기동(이상 광주) 전12 케빈(이상 대전)
▲ 인천전용축구장
인천 유나이티드 2 (1-0 1-1) 1 대구 FC
△ 득점 = 전 32 후 30 이윤표(이상 인천) 후 39 황일수(이상 대구)
▲ 창원축구센터
경남 FC 0 (0-0 0-0) 0 제주 유나이티드
▲ 광양전용경기장
전남 드래곤즈 0 (0-0 0-0) 0 강원 F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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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