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에이스 김광현(24)이 시즌 마지막 등판에서 두 가지 과제를 남겼다.
김광현은 3일 잠실 LG전에 올 시즌 마지막으로 선발투수로 나섰다. 경기 결과보다는 포스트시즌을 앞둔 컨디션 점검에 초점을 맞춘 등판이었다. 총 75개의 공을 던지며 6⅓이닝 동안 8피안타(1피홈런) 5탈삼진을 3실점을 기록했다.
구위보단 제구력이 아쉬웠다. 이날 김광현은 직구 최고 구속 148km, 슬라이더 최고 구속 137km로 상대를 압도할 수 있는 힘을 보였다. 자신의 투구 패턴인 빠른 직구 뒤 결정구 슬라이더로 LG 타자들을 돌려세웠다.

그러나 공이 다소 높게 형성된 게 문제였다. 높은 직구, 높은 슬라이더가 주로 안타로 연결됐다. 6회부터는 다소 지친 기색을 드러내며 구속이 줄어들고 제구력도 흔들렸다.
2회말 첫 타자 윤요섭을 상대로 높게 형성된 실투성 직구가 좌월 솔로포로 이어졌다. 4회말 연속 안타로 실점을 자초할 때도 높게 제구된 직구와 슬라이더가 정의윤과 정성훈의 연속 안타가 됐다. 7회에는 구속이 눈에 띄게 줄어든 채 이병규에게 3루타를 맞고 오지환에게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내줘 2-3으로 역전당했다.
SK 이만수 감독은 이날 경기 전 “포스트시즌에서 광현이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이기는 것 보다는 구위를 집중 점검할 생각이다”고 했고 경기 후 “광현이가 오늘 정도로 던져준다면 플레이오프에서 충분히 잘 할 수 있다고 믿는다. 오늘 높은 공이 맞아나갔는데 잘 관리하면 충분히 좋은 투구를 기대할 수 있겠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지난해 포스트시즌에서 김광현은 1승도 거두지 못하며 부진했다. 2008시즌 이후 처음으로 두 자릿수 승에 실패하면서 포스트시즌을 벼르고 있었지만 3번의 선발 등판에서 5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강판됐다. SK가 우승하기 위해선 올해도 적대적인 에이스가 필요한 상황. 김광현이 이번에는 구세주가 될 수 있을지 지켜볼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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