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등판에서도 득점과 수비의 지원이 따르지 않았다.
'코리안특급' 한화 박찬호(39)가 시즌 마지막 등판에서 웃지 못했다. 박찬호는 3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KIA와의 홈경기에 선발등판, 5⅔이닝 6피안타(1피홈런) 1볼넷 4탈삼진 5실점(3자책)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팀이 2-5로 뒤진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갔고, 시즌 10패(5승)째를 당했다. 올 시즌 내내 그랬던 것처럼 타선의 득점과 수비의 뒷받침이 이뤄지지 않았다.
박찬호는 3회까지 위력적인 피칭을 펼쳤다. 1회 1사 후 김선빈에게 중전 안타를 맞았지만 안치홍-나지완을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2회에도 황정립-이종환을 연속 삼진 처리. 4개의 삼진 모두 결정구는 직구였다. 변화구가 아니라 직구로 허를 찌른 공격적인 피칭이었다.

팀 타선도 1회 오선진의 3루타와 최진행의 적시타로 선취점을 얻은 뒤 2회 오재필의 2루타와 박노민의 적시타로 1점씩 얻으며 2-0으로 기선제압했다. 그러나 한화는 좋은 흐름을 이어가지 못했다. 3회부터 뭔가 미묘한 흐름이어졌다. 수비에서 실수가 나왔고, 타선이 찬스를 못 살렸다.
3회 선두타자 김상훈을 3루수 오선진의 송구 실책으로 내보낸 게 시작이었다. 박찬호는 후속 타자들을 모두 범타로 솎아내며 실점을 허락하지 않았다. 위기 뒤 찬스. 한화는 1사 만루로 승기를 굳힐 찬스를 잡았으나 박노민과 하주석이 연속 삼진으로 물러나며 KIA에 흐름을 넘겨줬다.
결국 박찬호는 4회 나지완에게 불의의 투런 홈런을 맞고 동점을 허용했다. 한화도 4회 반격에서 오선진의 안타와 2루 도루로 무사 2루 득점권 찬스를 잡았으나 득점으로 연결짓지 못했다. 확실하게 흐름을 잡지 못하자 사단이 났다. 5회 치명적인 수비 실책이 터져나온 것이다.
5회 1사 1루에서 박찬호는 이용규를 2루 땅볼로 유도했다. 병살타성 타구. 그러나 한화 2루수 하주석이 타구에 대시하는 과정에서 공을 뒤로 빠뜨렸다. 병살타가 되어야 할 상황이 갑자기 1사 2·3루 위기로 돌변한 것이다. 결국 김선빈에게 우익수 희생플라이, 안치홍에게 중전 적시타를 맞고 3~4실점째을 내줘야 했다.
한화는 5회 공격에서도 도루 실패가 겹치며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박찬호는 6회에도 마운드에 올랐으나 2사 후 2루타 2개를 맞고 실점했다. 결국 팀이 2-5로 뒤진 가운데 마운드를 내려가야 했다. 박찬호가 마운드에 있는 동안 한화 수비는 실책 2개, 잔루 10개를 남겼다. 마지막 경기에서도 한화 야수들은 박찬호를 돕지 못했다.
이로써 박찬호는 5승10패 평균자책점 5.06으로 시즌을 마감했다. 하지만 그는 "올해 내가 한국에서 적응할 수 있었던 데에는 팀 동료들이 왕따시키지 않고 도와준 덕분이다. 동료들과 함께 한 시간은 즐거웠다"고 오히려 고마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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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