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7회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4일 개막, 화려한 축제의 서막을 연다.
전날인 3일 오후 부산 중구 남포동 비프광장에서 전야제 'We Opens BIFF'행사를 거쳐 4일 오후 1시 30분 영화의 전당 중극장에서 개막작 '콜드 워' 상영을 시작으로 영화제 측은 본격적인 행사에 돌입한다.
올해 부산영화제는 몇몇 부분에서 예년과 다른 점을 선보이며 한층 업그레이된 축제를 선보이고자 한다. 부산영화제의 목표는 아시아를 넘어선 세계적인 영화제다.

◇ 기간-라인업-시설 강화
우선 개최기간이 4일 목요일부터 13일 토요일까지로 지난 해보다 하루가 늘어나 주말이 두 번 포함된다. 이로 인해 개막식에 비해 주목받지 못했던 폐막식의 분위기를 살리고, 평일 중심의 관객 포화를 줄이며 보다 많은 관객을 흡수하고자 한다. 여행 겸 축제와 영화제의 유기적 관계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그 만큼 라인업 역시 강화됐다. 올해 처음으로 아시아 연기자 프로그램(AAA)이 신설돼 이번 영화제 기간에 심화연기 수업 및 영화연기 멘토링과 신체훈련, 영어회화, 화보 촬영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신인배우의 발굴과 교육을 통해 아시아를 무대로 활동한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고자 하는 취지로 기획됐다.
또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과 폐막식 상영장 티켓은 비지정좌석제에서 올해부터 지정좌석제로 전환됐다.
키즈∙실버∙장애인을 위한 프로그램도 선보인다. 이 섹션을 통해 부산국제영화제는 어린이부터 고연령층 관객과 다양한 계층이 가족단위로 함께 즐길 수 있고자 도모한다. 이와 함께 부산시청자미디어센터와 협력해 시청각장애인 전용관이 운영된다.
아시아필름마켓(AFM)에서는 사상 처음으로 출판산업과 영화산업의 만남을 주선하는 '북 투 필름(BOOK TO FILM)'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이 프로그램은 영화 원작 판권 판매를 원하는 출판사와 구매자인 영화 제작사들을 연결해 주는 자리다.
이번 영화제에서는 야외무대공연 외에도 영화제를 찾은 관객들을 위해 '전기뱀장어', '모리', '델리 스파이스', '윤나라&뇌태풍' 등 관객들과 함께 소통할 수 있는 밴드들의 공연을 진행한다. 배우와 감독을 만나는 오픈 토크나 야외 무대인사와는 달리 관객들과 친숙한 밴드들의 공연을 통해 영화에 이어 음악을 통해 색다른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예정.
그런가하면 지난 해 문을 열었지만 미완성 상태에서 행사가 진행돼 잡음을 불러일으켰던 영화제 전용관인 영화의 전당이 비로소 모습을 갖추면서 보다 완전한 모습의 영화제를 기대케 한다.

◇ 특별한 영화들..센세이션의 주인공은?
올해 영화제는 다양한 주제의 아시아 작품을 많이 초청했다. 전쟁 속에서도 살아남은 아프가니스탄 영화들을 만나볼 수 있는 아프가니스탄 특별전을 연다. 이와 함께 위험을 무릅쓰고 아프가니스탄 영화를 지켜낸 주인공들도 부산 땅을 밟는다.
한국영화 회고전 주인공으로는 1960년 '과부'로 데뷔해 317편의 작품에 출연한 배우 신영균이 선정돼 그의 대표작 8편을 상영한다. 상영작은 '쌀'(1963년), '빨간 마후라'(1964년), '무숙자'(1968), '대원군'(1968년), '신년세도'(1964년), '미워도 다시 한 번'(1968년), '봄봄'(1969년), '저 높은 곳을 향하여'(1977년) 등이다.
개막작은 '콜드 워'. 홍콩 최고의 배우 곽부성, 양가휘, 유덕화 등이 출연한 작품으로, 선과 악의 대립구조보다 인간 내면의 본연적 욕망과 양심과의 싸움을 보다 심도 있게 그려낸 범죄 심리영화이다.
폐막작은 모스타파 파루키의 '텔레비전'으로 이 작품은 '뉴 방글라데시 시네마'의 등장을 알리는 풍자영화이다. 텔레비전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서로 다른 종교관, 세대간의 간극, 전통과 현대화, 가족의 사랑 등의 이야기를 한데 어우러져 때로는 유머러스하게 때로는 신랄하게 그려냈다.
그런가하면 부산영화제에서 먼저 뜨거운 반응을 얻고 흥행에도 성공한 '부러진 화살' 영광 재현을 기대케하는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킬 만한 한국영화들도 대거 선보인다. 소재와 주제 역시 다양하다.
'부러진 화살'의 정지영 감독이 이번 영화제에서 최초로 선보이는 '남영동 1985'는 고(故) 김근태 의원의 자전적 수기를 바탕으로 1985년 고문 행각으로 악명높은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벌어진 22일간의 잔인한 기록을 담은 이야기다.
성폭행 당한 후 자살로 내몰린 여고생 딸의 복수를 하는 엄마의 모습을 그린 '돈 크라이 마미', 배우 김창완의 파격 변신이 주목되는 슬래셔 무비 '닥터', 딸의 성폭행범에 대한 엄마의 복수를 그린 '공정사회', 행복한 삶을 꿈꾸던 한 가족에게 닥친 예기치 못한 사건과 기적을 그린 휴먼드라마 '터치', 세상을 향한 문제의식을 드러낸 유지태의 첫 장편영화 '마이 라띠마', 제 69회 베니스국제영화제 '베니스 데이즈' 부문에 초청돼 퀴어 라이온 상을 수상한 '무게', '써클라인'으로 제 65회 칸국제영화제 비평가주간 본상을 수상한 신수원 감독의 차기작 '명왕성', 300만원이라는 초저예산 제작비로 만든 '가시꽃', 신연식 감독의 '페어러브'에 이은 판타지 중년 멜로 '러시안 소설' 등이 관계자들이 꼽는 기대작들이다. 이 외에도 허진호 감독, 장동건, 장쯔이, 장백지 주연 '위험한 관계', 송중기, 박보영 주연 '늑대소년', 이정현의 스크린 컴백작 '범죄소년' 등이 있다.

◇ 최초 외국인 배우 사회자..부산을 달굴 스타들
올해는 중국배우 탕웨이가 안성기와 함께 개막식 사회자로 나선다. 17회를 맞는 부산국제영화제 역사상 외국 여배우가 개막식 사회를 맡는 것은 탕웨이가 최초다. 13일 진행되는 폐막식은 방은진 감독과 이제훈의 사회로 진행된다.
탕웨이 외에도 아시아를 대표하는 스타들이 참석한다. 개막작 '콜드워'의 주연 배우인 양가휘, 곽부성과 '위험한 관계'의 장쯔이와 장백지가 부산을 찾는다. '도둑들'의 임달화도 한국 팬들과 재회한다.
영화제 기간 중 야외무대를 통해 팬들과 직접 만나는 스타로는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의 하정우, 조진웅, 곽도원, 김성균, '건축학 개론'의 한가인 이제훈, '회사원'의 소지섭, '후궁'의 조여정, '은교'의 박해일, 김고은, '늑대소년'의 송중기, 박보영, '쟈칼이 온다'의 김재중, 송지효, '도둑들'의 김윤석, 전지현, 오달수, 김해숙 등이 있다. 김남길은 다큐멘터리 음악 영화 '앙상블'의 제작자 자격으로 새 모습을 선보이고, 정우성이 뉴커런츠 부문 심사위원 자격으로 부산을 방문한다.
이 외에도 부산영화제 측이 공개한 개막식 참석 게스트(변동 가능)는 강소라, 엄지원, 이희준, 강예원, 김효진, 오연서. 전혜빈, 강지환, 남규리, 오지호, 정겨운, 고아라, 류승룡, 온주완, 정석원, 공효진, 유인나, 마동석, 조민수, 구은애, 문근영, 윤계상, 조성하, 구혜선, 문소리, 이기우, 김강우, 문정희, 이병준, 조정석, 박시연, 이연희, 박시후, 주지훈, 김민종, 박신혜, 이윤지, 지성, 김사랑, 박하선, 이재용, 최강희, 김선아, 박효주, 이정진, 최원영, 박희순, 이정현, 김아중, 배수빈, 봉태규, 이종석, 한예리, 한혜진, 김주혁, 홍은희, 황우슬혜, 심이영 등이다.
유럽, 미국, 호주 등 각국을 대표하는 여배우 게스트들도 눈에 띄는데, 아녜스 자우이, 알바 로바허, 빅토리아 아브릴, 아만다 플러머, 테레사 팔머 등이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 참석해 자리를 빛낼 예정이다.
한편 올해는 75개국 304편이 부산 영화의 전당을 비롯해 해운대 일대에서 상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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