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등제, 긍정적인 효과는 분명하지만 속은...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2.10.04 07: 00

"동기부여는 분명하다".
스플릿 제도 시행 후 4라운드가 지났다. 리그 우승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노리는 상위 그룹과 강등을 피하려는 하위 그룹의 대결이 치열하다. 특히 강등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걸고 경기를 치르는 하위 그룹간의 대결은 매 경기가 결승전 같이 치열하다.
3일 광주 월드컵경기장서 열린 광주 FC와 대전 시티즌의 K리그 34라운드도 그랬다. 광주는 강등권인 15위 강원에 승점 1점밖에 앞서지 못했고, 대전도 강원과 7점 차이밖에 나지 않아 여유가 있다고 할 수는 없는 상황. 그래서 경기 초반부터 양 팀은 승리를 위해 공격적으로 운영을 했고, 경기는 1-1로 끝났다.

선수들의 치열함에는 분명한 목적의식이 있었다.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동기부여가 선수들을 지배했다.
이에 대해 유상철 대전 감독은 "강등제가 아니었다면 단지 순위 싸움밖에 되지 않았을 것이다. 동기부여가 되지 않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강등이라는 위기감으로 인해 집중력이 상승하고, 경기력도 좋아지고 있다. 강등제가 없던 때보다 좋아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만희 광주 감독도 "선수들이 정신적으로 느슨해지는 것을 찾아볼 수가 없다. 그런 점들이 강등제라는 시스템이 나쁘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프로라면 경쟁을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며 유 감독의 말에 힘을 보탰다.
'한국 축구'라는 전체적인 틀에서 강등제의 긍정적인 효과는 분명했다. 하지만 현장 지도자들의 마음 속은 부담감으로 타들어만 갔다.
강등제의 긍정적인 면을 강조한 유 감독은 "지금 약간의 여유가 생겨서 긍정적인 효과를 보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강등권에 있었다면 그런 이야기도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며 쓴웃음을 지었고, 강등권에 근접한 최 감독도 "구단도 그렇겠지만 코칭 스태프의 속은 타들어가고 있다. 2부리그로 강등될 경우 선수들의 가치가 떨어지는 만큼 선수들의 속도 마찬가지"라고 전했다.
sports_narcotic@osen.co.kr
유상철-최만희.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