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 2골' 하피냐, 철퇴 축구에 방점 찍다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2.10.04 04: 02

3분 사이 2골을 작렬한 하피냐가 K리그 철퇴 축구에 방점을 찍으며 울산 현대를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4강으로 이끌었다.
김호곤 감독이 지휘하는 울산 현대는 4일(이하 한국시간) 새벽 사우디 리야드에 위치한 프린스 파이살 빈 파흐드 스타디움서 열린 2012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서 하피냐의 2골과 김신욱, 이근호의 헤딩 추가골에 힘입어 알 힐랄(사우디)을 4-0으로 완파했다. 이로써 1, 2차전 합계 5-0(1-0 4-0)의 완승을 거둔 울산은 4강행을 여유있게 확정지었다.
1골 1도움을 기록한 이근호와 2도움을 기록한 김승용도 칭찬을 받기 마땅하나 4강행의 주역은 단연 하피냐였다. 지난 1차전서 결승골을 성공시키며 울산의 승리를 이끌었던 하피냐는 이날도 중요한 시점이었던 전반 23분과 26분 잇달아 2골을 터뜨리며 알 힐랄 격파의 선봉장이 됐다.

1차전서 승리를 하긴 했지만 울산으로서도 부담스러운 경기였다. 사우디아라비아 전통의 명가 알 힐랄의 전력은 만만치 않았고, 22시간의 장거리 비행 시간과 시차에 중동 특유의 더운 기후와 홈 팬들의 텃세까지 경기 외적인 장애물도 많았다. 
하지만 K리그를 강타했던 울산의 철퇴 축구는 중동 원정에서도 빛을 발했다. 홈 팬들의 압도적인 응원을 등에 업은 알 힐랄은 무기력한 경기력을 보인 끝에 울산에 무릎을 꿇었다.
안방에서 열렸던 1차전서 1-0으로 승리를 거뒀던 울산은 비기기만 해도 준결승행이 확정됐던 터라 경기 초반 조심스러운 경기 운영을 펼쳤다. 중반까지 근소한 주도권을 내준 가운데 알 힐랄의 공세를 차분히 막아냈다.
알 힐랄은 시간이 지날수록 사우디아라비아 특유의 유기적인 패스를 통해 울산의 골문을 조여오며 근소한 리드를 잡았다. 하지만 울산의 하피냐는 전반 23분 단 한 번의 카운터 어택으로 알 힐랄의 기세에 찬물을 끼얹었다.
전방에서 길게 넘어온 공을 받은 이근호가 페널티 박스 왼쪽 측면으로 침투하는 하피냐에게 스루 패스를 건넸다. 각도가 없는 지점이라 크로스가 예상됐다. 하지만 하피냐는 벼락 같은 왼발 슈팅으로 알 힐랄의 골망을 흔들었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하피냐는 3분 뒤 치명적인 역습 한방으로 알 힐랄을 침몰시켰다. 공세를 잘 막아내던 울산은 최전방에 위치해 있던 김승용이 수비수 2명의 견제를 이겨내며 하피냐에게 패스를 건넸다. 골키퍼와 1대1 찬스를 맞은 하피냐는 지체없이 왼발로 다시 한 번 알 힐랄의 골망을 흔들었다.
2골을 넣은 하피냐는 전반 38분 허벅지 안쪽 근육에 이상 징후를 느끼며 '슈퍼 서브' 마랴냥과 바통을 터치하며 본인의 임무를 200% 소화했다.
기세가 오른 울산은 후반 초중반에 터진 김신욱과 이근호의 연이은 헤딩 추가골을 더해 4-0의 완승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제 울산은 K리그를 대표하는 클럽으로서 2년 만에 아시아 최강자의 자리를 되찾아오기 위한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애들레이드(호주)를 꺾고 준결승에 올라온 부뇨드코르(우즈베키스탄)를 상대로 결승행을 타진한다.
울산은 오는 24일(원정)과 31일(홈)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준결승전 1, 2차전을 치른다.
dolyng@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