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세호의 외국인 이야기]‘출국’ 주키치, “LG 팬들의 열정은 세계 최고”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2.10.04 06: 29

“LG 팬들의 열정은 전 세계 최고다. 팬들에게 정말 사랑하고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
LG 좌완 에이스투수 벤자민 주키치(30)가 4일 미국으로 돌아간다. 주키치는 3일 잠실 SK전에서 6이닝 2실점, 18번째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며 올 시즌을 마무리했다. 2012시즌 최종성적은 30경기‧177⅓이닝을 던지며 11승 8패 평균자책점 3.45. 전반기 리그 최정상급 활약을 펼치다가 후반기 다소 부진했지만 결과적으로 지난 시즌 보다 낮은 평균자책점, 높은 승률을 올렸다.
마지막 등판을 마친 후 주키치는 시원섭섭한 마음으로 한 해를 돌아봤다. 전반기 맹활약이 후반기로 이어지지 못한 것을 아쉬워했고, 팀의 10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그래도 LG가 더 나아지고 있고 선수들의 승리를 향한 집중력과 의지가 강해졌다고 강조했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 기복이 심한 한 해였다. 내 자신을 평가하자면 긍정적인 부분과 부정적인 부분을 모두 보인 것 같다. 나도 그렇고 팀도 그렇고 전반기의 모습이 후반기에도 이어졌다면 참 좋았을 텐데. 그래도 선수들 모두 최선을 다했다. 우리 팀을 지난해와 비교한다면 정말 이기기 위해, 이기고 싶어서 한 시즌 내내 보다 집중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승리에 대한 의지가 강했다. 이런 선수들과 함께 뛰었기 때문에 작년보다 더 즐거웠다.”
주키치는 야구 외적으로 서울 생활에 대해서도 만족을 표했다. 무엇보다 일 년 내내 가족과 함께 있어서 어려움 없이 한 해를 무사히 마쳤다고 했다. 또한 야구선수로서 지금껏 그 어느 곳에서도 받을 수 없었던 팬들의 사랑과 언론의 관심을 받았고 LG 유니폼을 입었던 게 자신에겐 가장 영광스러운 일이라고 감격스러워했다. 시즌 중 SNS를 통해 팬들에게 티셔츠를 선물하고 경기장 안팎에서 팬들과의 접촉에 적극적이었던 것도 어떻게든 고마움을 표시하기 위한 방법이었다며 웃었다.
“참 긴 시즌이었는데 그래도 가족이 함께 해서 즐거웠다. 서울이란 도시에 많이 익숙해졌고 아내도, 나도 불편함을 느끼지 않고 생활했다. 2년째 서울 생활이 더 즐겁고 안정적이었다. 사실 미국에선 단 한 번도 이렇게 팬들이나 미디어의 관심을 받아 본 적이 없다. 처음해보는 경험이다. 확실히 LG 팬들은 전 세계 최고라는 것을 다시 느꼈다. 한국에서 이렇게 많은 사랑을 받을 줄은 상상도 못했다. 미국에서 느끼지 못했던 열정을 LG 팬들로부터 느꼈다. 팬들에게 최대한 보답하고 싶었는데 잘 했는지 모르겠다. LG 팬들은 이길 때나 질 때나 언제나 선수들을 응원해준다. 훌륭한 팬들이 있었기 때문에 LG 유니폼을 입고 있는 내 자신이 뿌듯했고 영광스러웠다.”
주키치는 또 한 번의 긴 시즌을 마친 만큼 미국에 돌아가서는 일단 휴식을 취하겠다고 전했다. 한국에선 아들을 돌보느라 아내와 단 둘만의 시간을 보내지 못했는데 미국에선 예전처럼 둘 만의 시간을 갖으려 한다고 했다. 아직 내년 계획을 밝히기에는 이른 시점이라고 하면서도 2년 동안 LG에서 뛴 게 평생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될 것이며 2013시즌도 LG 유니폼을 입기를 바랐다. 마지막으로 팬들을 향해 진심어린 메시지도 남겼다.    
“미국으로 돌아가면 아들은 부모님께 맡기고 아내와 놀러갈 계획이다. 그동안 둘만의 시간을 갖지 못했다. 특히 아내가 한 살짜리 아들을 돌보느라 많이 힘들었다. 미국에선 아내도 나도, 휴식을 취하면서 함께 어디든 놀러가려고 한다. LG 유니폼을 입고 보낸 시간은 평생 잊을 수 없을 것이다. 아직 내년에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2013년에는 더 좋은 모습으로 다시 LG 팬들을 만났으면 좋겠다. 한 시즌을 마치며 팬들에게 정말 사랑하고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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