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의 연녹색 고민 담은 '아그대', 결말은?[아듀 아그대①]
OSEN 전선하 기자
발행 2012.10.04 08: 25

종영까지 한 회만을 남겨둔 SBS 수목드라마 ‘아름다운 그대에게’(이하 아그대, 극본 이영철, 연출 전기상)가 어떠한 메시지로 막을 내릴지 관심이 모아진다.
‘아그대’는 높이뛰기 금메달리스트 강태준(민호)을 만나기 위해 태평양을 건너 남자체육고등학교에 위장전학 온 구재희(설리)의 좌충우돌담을 그린 청춘 드라마. 지난 방송에서는 태준이 겪은 부진의 원인인 어머니의 죽음에 얽힌 아버지와의 갈등이 해소되고, 재희에 대한 애틋한 감정이 고백으로 이어지는 등 클라이막스로 치닫는 전개로 극적 재미를 더하고 있는 상황.
그러나 이 같은 전개와는 별개로 ‘아그대’는 최근 방송이 시청률 4%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등 부진의 기록을 써내려가고 있는 형편이기도 하다.

수목극 경쟁에서는 일찌감치 뒤쳐졌지만 ‘아그대’가 가진 미덕은 현재진행형이다. ‘아그대’는 청춘물을 표방하며 그 나이 또래에 경험할 수 있는 고민과 방황 등 인생의 정제되지 않은 과정 그 자체를 담아내는 드라마. 청춘의 불안과 상흔 등 정형화되지 않은 연녹색 빛깔의 고민이 안방극장을 풋풋함으로 물들인다. 
'아그대'의 빛깔이 연녹색인 건 이 작품의 핵심갈등에서부터 드러난다. 여타 드라마들이 인물간의 상충하는 목표를 발판 삼아 강력하게 대립관계를 형성하는 것과 달리 '아그대'는 또래 친구들과의 관계 속에서 인물들이 각자의 상처를 회복하며 내적으로 성숙해가는 과정을 화면에 담는다.
부모의 이혼과 그로인한 갑작스러운 이민으로 인종차별과 학대 속에 자란 재희와, 어머니를 잃은 이후 냉정한 아버지 밑에서 외롭게 자란 태준은 어른들의 세상 속에서 상처 입은 청춘들이지만 서로를 위로하며 성장해나간다. 소년의 고민은 곧 소녀의 고민이 되고 부모로부터 받지 못한 위로를 친구 사이에서 찾는 둘은 어른들의 세계에선 다소 낯설기까지 한 '우정'이라는 가치를 가슴에 새기며 소중함을 배운다.
촉망받는 높이뛰기 메달리스트였지만 부진에 시달리는 태준을 재기하게 만들기 위해 재희가 태평양을 건너고 남자고등학교로 위장전학까지 감행한다는 설정이 영 부담스럽지만은 않은 건 바로 이 때문이다. 학대로 인해 희망 없던 재희의 삶에 태준은 다시 살아볼 이유가 됐고, 태준은 엄마의 죽음 이후 잊고만 지냈던 무조건적인 사랑의 존재를 재희를 통해 회복하며 두 사람 사이엔 우정을 넘어선 절대적인 유대감이 형성된다. 순수한 시절에 가능할 수 있는 다소 무모하기까지 한 열정은 비록 여러 가지 면에서 이 작품이 부족함을 지적받을지언정 다른 드라마들이 흉내 낼 수 없는 '아그대'만의 힘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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