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YJ 박유천, 미쓰에이 수지, 빅뱅 탑, 소녀시대 윤아 등 인상적인 연기력으로 호평을 받는 연기돌들이 이미 드라마와 영화를 장악한 가운데 SBS 수목드라마 '아름다운 그대에게'(이하 아그대)의 주인공 f(x) 설리와 샤이니 민호 역시 연기돌 재목으로서의 가능성을 입증해냈다.
'아그대'는 높이뛰기 금메달리스트 강태준(민호)을 만나기 위해 금녀의 구역인 남자 체고에 위장전학을 감행한 '남장미소녀' 구재희(설리)의 좌충우돌 생존기를 그린 하이스쿨 로맨스. 방송 전 '꽃보다 남자', '드림하이'를 잇는 웰메이드 학원물이 탄생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았던 '아그대'는 오늘(4일) 종영을 맞게 됐지만 기대이하 시청률을 내며 아쉬움을 낳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그대'가 가지는 중요한 가치는 바로 설리와 민호, 두 연기돌의 활약상과 잠재력을 확인할 수 있다는 데 있다.
두 사람은 '아그대' 출연 전에도 이미 연기 경험을 갖고 있다. 설리는 가수 데뷔 전에도 아역부터 시작해 몇 편의 드라마를 거치며 연기 감각을 익혔고 민호 역시 단막극과 시트콤 등을 통해 연기 맛을 본 케이스. 그러나 지상파의 16부작 미니시리즈를 직접 이끌어가는 주연으로 발탁된 것은 이번 '아그대'가 처음이나 다름없다.

'아그대'는 태생부터가 풋풋하고 싱그러운 드라마다. 일본 원작을 토대로 체고 재학생들의 사랑과 우정을 그린다는 스토리 자체가 생기발랄하다. 때문에 설리와 민호는 비주얼만으로도 시청자들의 기대를 모으기 충분했다. 그러나 더 주목할 점은 전파를 타기 시작한 이후 두 사람의 잠재력 가득한 연기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사실. 두 연기돌의 풋풋한 연기 성장기를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했던 것.
극중 설리는 다소 엉뚱하지만, 밝고 씩씩한 성격을 지닌 열혈소녀 구재희로 분했다. 한번 마음먹은 일은 꼭 해내는 꿋꿋한 성격에 주변까지 돌아보는 다정다감하고 배려심 넘치는 캐릭터. 설리는 이 캐릭터를 연기하며 때로 굴욕을 당하는 코믹한 상황부터 마음에 상처를 입고 아파하거나 강태준(민호 분)과의 미묘한 러브라인을 형성하는 과정까지 자연스럽게 호연하며 호평을 얻어냈다.
그런가 하면 민호 역시 까칠한 높이뛰기 금메달리스트 강태준 역을 맡아 극 초반에는 시크하고 남성미 넘치는 모습을 그려냈지만 구재희로 인해 점차 유연하게 변모해가며 사랑을 깨닫는 과정을 그럴싸하게 표현해냈다는 평.
두 사람 모두 자칫 부담스러울 수 있는 막중한 주연 역할을 소화했지만 경험이나 연차에 비해 기대이상의 잠재력과 가능성을 몸소 입증해냈다. '아그대'는 두 사람 외에도 여러 캐릭터들이 공존하며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지만 역시나 주인공인 두 사람의 존재감이 막강하다.
비록 작품 자체는 아쉬운 시청률 성적표를 받아들었지만 풋풋한 연기돌들의 성장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드라마 팬들의 마음은 흐뭇하다. 대한민국 정상의 아이돌 그룹 멤버로서 이미 높이 떠있는 별들이지만 배우로서도 차근차근 발걸음을 옮겨가는 두 사람의 앞날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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