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울랄라' 1위 이변? 얕봤다 큰 코 다쳤다!
OSEN 윤가이 기자
발행 2012.10.04 15: 36

KBS가 월화수목 안방극장에서 승전고를 울리며 기쁨에 들떴다. 항간의 예상(?)을 뒤엎고 월화극과 수목극이 모두 동시간대 1위 자리를 차지하며 승승장구하고 있기 때문.
KBS는 지난 1일 첫 방송한 월화드라마 '울랄라부부'와 전개 중반부에 들어선 수목드라마 '착한 남자'로 평일 안방을 평정했다. 더 흥미로운 점은 두 작품이 모두 쟁쟁한 라이벌들을 제치고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는 사실. '울랄라부부'의 맞수로는 같은 날 첫 방송을 시작한 MBC '마의'를 비롯해 선발 주자였던 SBS '신의'가 버티고 있다. '착한 남자'의 경쟁작은 MBC '아랑사또전'과 SBS '아름다운 그대에게'. 결코 만만치 않은 적수들을 만난 데다 뒤늦게 시작한 핸디캡을 딛고도 방송 초반부터 정상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해낸 것이다.
신현준-김정은 콤비와 한채아 한재석 등이 출연하는 '울랄라부부'는 방송 2회 만에 14.5%의 시청률을 올리며 '마의'(9.7%)와 '신의(9,5%)를 크게 앞섰다.(이하 AGB닐슨 전국기준) 조승우 이요원과(마의) 김희선 이민호 등 (신의) 톱스타들이 대거 출연한 대작 드라마들을 제치고 신현준-김정은 콤비의 대활약과 '돌아와요 순애씨'로 유명한 최순식 작가의 필력이 빚어낸 성과다.

사실 '울랄라부부'는 캐스팅 단계에서 적잖은 어려움을 겪었던 작품이다. 당초 오랜만에 브라운관 복귀를 타진 중이던 톱배우들에게 러브콜을 보냈지만 '마의'와 '신의' 등 경쟁작들로 인한 부담 등을 이유로 거절당해 애를 태운 적도 있다. 또 '마의'와 '신의'가 워낙 거액의 제작비를 쏟아부은 사극물이라는 점 역시 '울랄라부부'의 흥행을 점치기 어렵게 했다. 방송가 관계자들조차 고개를 갸웃거렸던 작품이 기대이상의 성적을 낸 것이다.
그런가 하면 '착한 남자' 역시 송중기 문채원 박시연 등의 호연이 연일 화제를 모으며 거침없는 질주를 시작했다. 지난 3일 방송분은 무려 17.3%라는 시청률을 올리며 20%대 돌파의 가능성을 예고하기도. 방송 초반 이준기 신민아 주연의 '아랑사또전'이 아무래도 우세를 보일 것이라던 방송가 관측이 지배적이었던 가운데 '착한 남자'는 매회 자체최고시청률을 새로 쓰며 역전극을 펼쳤다. 특히 경쟁작 중 하나인 '아름다운 그대에게'가 4%대 시청률로 고전한 것이 '착한 남자'의 인기 상승에 힘을 실었다는 평가.
게다가 작품 자체의 완성도도 '착한 남자'를 왕좌에 올려놓은 힘이다. '미안하다 사랑한다', '고맙습니다',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 등 정통 멜로에 강한 이경희 작가의 쫀쫀한 대본, 그리고 김진원 PD의 군더더기 없는 연출력 등이 시청자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은 것. 이 작가의 전작들과 연결해, 사랑과 복수라는 다소 어두운 코드가 대중성을 획득할 수 있을까 하는 회의적 시각들도 많았지만 결과는 반전이다.
결국 뚜껑을 열기 전까진 흥행 여부를 장담할 수 없다는 속설을 절감케 하는 두 작품이다. KBS로서는 '사랑비'에 이어 '빅', '해운대 연인들'까지 올해 월화극 라인업이 모조리 평균 한 자릿수 시청률에 머무는 바람에 꺾였던 자존심을 회복할 기회를 잡은 것. 수목극의 경우 '적도의 남자'와 '각시탈'에 이은 3연속 흥행작의 탄생을 예고하며 기쁨이 배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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