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들의 홍보 작전이 시작됐다.
페넌트레이스 종료가 눈앞으로 다가오면서 '표심' 잡기가 치열해졌다. 삼성 류중일 감독이 "1위팀에서 MVP가 나와야 한다"며 다승왕 장원삼을 적극 지지한 가운데 넥센 김성갑 감독대행도 "박병호가 MVP가 되지 않으면 문제있는 것"이라며 강하게 주장했다. 시즌 MVP를 놓고 치열한 홍보전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올해 프로야구 MVP 후보는 모두 4명. 장원삼과 박병호 외에도 브랜든 나이트(넥센)와 김태균(한화)도 후보에 포함됐다. 나이트는 평균자책점(2.20) 전체 1위이고, 김태균은 타율(0.363)·출루율(0.474) 타이틀을 확보한 상황이다. 나이트가 투수 중에서는 가장 압도적인 성적을 냈고, 김태균도 최하위 팀에서 독보적인 성적을 냈으나 MVP 경쟁은 장원삼과 박병호의 2파전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2년 연속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차지한 삼성 류중일 감독은 지난해 홈런왕 최형우와 구원왕 오승환을 후보로 냈지만, 투수 4관왕을 차지한 KIA 윤석민에게 MVP를 내줘야 했다. 오승환의 후보 사퇴 변수가 겹치며 압도적으로 패했다. 올해에도 장원삼을 후보로 올렸지만 쉽지 않은 싸움이 될 전망이다. 이에 류중일 감독이 전면에 나서 유세전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류 감독은 "장원삼이 정규시즌 우승에 큰 공을 세웠고, 자신의 한 시즌 최다승 기록도 갈아치웠다"며 "정규시즌 MVP는 1위팀에서 나오는 게 어울리지 않을까"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페넌트레이스 우승팀에서 가장 크게 공헌한 선수를 인정해 달라는 뜻이다. 장원삼은 17승으로 나이트(16승)를 제치고 단독 다승왕에 올랐다. 27경기 17승6패1홀드 평균자책점 3.55. 평균자책점이 높은 게 아쉽다.
하지만 넥센 김성갑 감독대행은 "박병호 MVP 수상을 99% 확신한다. 박병호가 되지 않으면 모순이 있는 것"이라며 힘을 실어줬다. 박병호는 올해 팀의 132경기 모두 4번타자로 선발출장, 31홈런-105타점으로 2개 부문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여기에 20개의 도루까지 성공시키며 20-20 클럽에도 가입했다. 2위에 랭크돼 있는 장타율 타이틀까지 휩쓴다면 타격 타이틀 3개나 가져간다. 역대 타자 MVP 18차례 중 1987년 장효조와 1994년 이종범을 빼면 모두 그해 홈런왕이었다. 박병호도 MVP로 충분한 성적이다.
김성갑 감독대행은 "지난해 처음 우리팀으로 트레이드 돼 올 때부터 (김시진) 감독님께서 4번타자로 믿고 기용했다. 너 마음대로 편안하게 하라고 했다"며 "4번타자로 주전에서 한 번도 빠지지 않았다. 본인이 열심히 노력하며 결과를 보여준 만큼 우리도 믿어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감히 박병호가 MVP라 확신할 수 있다. 슬럼프없이 한 시즌을 꾸준히 하는 게 쉽지 않다. 박병호가 받지 못하면 문제있는 것"이라고 확실하게 주장했다.
역사를 되돌아보면 MVP는 팀 성적이 중요하지만 절대 가치는 아니었다. 지난 30년간 우승팀에서 MVP가 나온 건 10차례밖에 되지 않았다. 페넌트레이스 1위를 기준으로 할 때에는 전후기리그 및 양대리그를 제외한 21번의 단일리그 체제에서는 5차례밖에 안 된다.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팀에서 MVP가 나온 것도 2005년 롯데 손민한이 유일하다는 점에서 박병호의 MVP 등극도 이변이 될 수 있다.
올해부터는 페넌트레이스 종료 후 MVP 투표를 하기 때문에 포스트시즌은 배제된다. 오로지 페넌트레이스 성적으로 결정난다. 시상식은 내달 5일 오후 2시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호텔 그랜드볼룸(2층)에서 개최된다. 과반수 이상 득표한 선수가 없을 경우 1~2위간에 결선투표를 실시해 최다득표자가 MVP 수상자로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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