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0월 4일 '핫식스 GSL 2012 시즌4' 코드S 8강전 2회차]
2년전 GSL 오픈시즌1 챔피언이 김원기가 무너지던 순간을 기억하십니까. 당시 우리나이로 열여덟 살이던 이정훈은 당시 패러다임을 황당할 정도로 바꿔버립니다.
광물만 소비하는 해병만으로 가스를 소비하는 맹독충과 뮤탈리스크를 잡아내는 모습을 보여주며 세상을 경악에 빠지게 하죠. 결국 그 기세를 이어간 이정훈은 처음 참가한 2010 GSL 오프시즌2에서 준우승까지 차지하게 됩니다.

지난 4일 '핫식스 GSL 2012시즌4' 코드S 8강 경기서 이정훈을 상대로 3-1로 승리한 열 여섯살의 저그 신예 이승현은 2년 전 이정훈의 모습을 떠올리게 합니다.
게임을 하나의 생태계나 인생으로 비유하곤 합니다. 진화 생물학적으로 가장 강한 종은 능력치가 좋은 혹은 당장 강한 종이 아닙니다. 변화하는 환경에 맞추어 가장 ‘적응’과 ‘진화’를 잘 하는 종이 가장 강한 종이며 결국 최후에 살아남는 종족이 됩니다.
그 중 가장 강한 종족으로 평가받고 있는 테란입니다. 종족별로 가장 많은 프로게이머 숫자를 자랑하는 테란은 스타크래프트2가 출시 된 이래로 지속적으로 밸런스 하향이 거듭되어 왔지만 언제나 해법을 찾아내왔습니다.
화염차 트리플 , 1병영 트리플 그리고 최근에 이르러서는 화염차-밴쉬-트리플 까지 저그를 괴롭히면서 자원을 충분히 먹고 생산력에서 압도해 찍어 누르는 방식으로 진화한거죠.
하지만 4일 경기서는 단 한명의 저그에 의해 2년동안 진화를 거듭했던 테란들의 전략이 부정됐습니다.
‘자원 위주의 공격으로 저그를 오히려 압살한다’ 라는 대 명제를 빠른 저글링과 맹독충으로 공격하며 테란도 자원을 이용한 트리플이 아닌 앞마당의 더블 상태에서 병력 생산을 강요하고 있습니다. 테란은 지금 새롭게 변화하는 환경에 놓였습니다. 다음 상대는 4강에서 현재 가장 기세가 좋은 테란 그리고 가장 트리플 이후의 플레이가 뛰어난 테란 윤영서 입니다.
만약 4강에서 이승현 선수가 윤영서 선수마저 압살하며 결승에 진출한다면 단언코 테란의 트리플을 이용한 자원 위주의 플레이는 사장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동안 2년의 시간을 거쳐 진화했던 테란이 2년 1주를 써 나갈 수 있을지 혹은 2년을 부정하고 새로운 1년을 위한 첫 걸음을 걸을지 핫식스 GSL시즌4 4강전이 너무나 기대됩니다.
세상을 바꾸는 힘은 언제나 기존의 상식을 무너트리는 새로운 패러다임에서 시작됩니다. 혜성같이 등장한 수퍼루키 이승현의 성장을 기대해봅니다.
OSEN 고용준 기자 scrapep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