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우 ‘건재 과시’, 두산 4선발론 무게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2.10.05 21: 05

전반기 슬럼프로 고개를 떨궜으나 후반기 자기 몫을 해내던 투수진 맏형이 적은 투구수가 배당된 가운데에서도 효과적인 제구로 승리를 따냈다. ‘써니’ 김선우(35, 두산 베어스)의 페넌트레이스 마지막 등판 승리는 두산의 준플레이오프 선발진 운용에 남아있던 과제를 덜어줬다.
김선우는 5일 잠실 넥센전에 선발로 나서 5이닝 56구를 던지며 5피안타(탈삼진 1개) 1실점으로 시즌 6승(9패)째를 거뒀다. 사사구 없이 안정된 제구를 보여준 김선우는 종아리 부상에서 확실히 회복했음을 알린 동시에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를 앞둔 두산 선발진의 한 축으로서 자존심을 지켰다.
지난 9월 22일 잠실 SK전 등판 후 왼 종아리 통증으로 인해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되기도 했던 김선우는 올 시즌 6승 9패 평균자책점 4.52(5일 현재)를 기록 중이다. 전반기 동안 큰 기복과 난조로 인해 고전했던 김선우는 후반기 들어 다시 제 위력을 찾는 등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14회를 기록했고 단 한 차례를 빼고는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았다.

경기 전 김진욱 감독은 선발진 운용에 대해 어느 정도 윤곽은 잡아놨으나 완전히 확정짓지 못했다는 점을 이야기했다. 4선발제를 운용할 수도, 아니면 3선발제에서 4선발을 계투로도 병용할 수 있는 스윙맨으로 쓸 수 있다는 이야기를 덧붙이면서. 결국 이 전략이 어느쪽으로 확정될 지 열쇠를 쥔 투수는 김선우였다.
직전 등판에서 6이닝 4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된 동시에 종아리 부상을 입었던 만큼 페넌트레이스 마지막 등판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가 팀 선발진 운용과도 연관되었기 때문이다. 국내 무대 5시즌 째 거의 줄곧 선발로 뛴 김선우였던 만큼 단순한 선발 한 명 이상의 상징성을 가진 투수였으나 5일 넥센전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여줬다면 두산은 김선우에 대한 기대감을 덜고 더스틴 니퍼트-노경은-이용찬에 무게감을 더욱 주고 준플레이오프에 나서야 했다.
그러나 김선우는 팀 맏형 답게 자기 몫을 했다. 준플레이오프가 코 앞이었던 만큼 최대 70구 정도로 목표로 나섰으나 김선우는 예리한 제구력이 바탕된 기교투로 5이닝 1실점 승리 요건을 갖추며 57구로 경제적 호투를 보여줬다. 김선우의 경기 운영 능력을 확인한 만큼 두산은 올 시즌 새 장점이 된 선발진을 필두로 경기를 만들어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4선발제’도 충분히 가능한 힘을 갖췄음을 증명한 셈이다.
경기 후 김선우는 “13일을 쉬고 나온 만큼 다소 불안하기도 했으나 마지막 등판을 잘 마무리한 것 같다. 경기 감각도 찾았고 테스트 차원에서 던진 공들도 괜찮았다”라며 “초반 강하게 던지려고 했는데 투구 밸런스가 불안해 제구가 몰리더라. 그래서 타이밍을 흐트러뜨리는 쪽으로 전략을 바꿨는데 그 쪽이 통했다”라고 경기를 자평했다.
두산 선발진에서 포스트시즌 선발 경험을 갖춘 이는 김선우 뿐이다. 니퍼트도 이용찬, 노경은은 물론 스윙맨 활용 가능성이 높은 김승회도 포스트시즌 경험이 일천한 편. 그에 대해 김선우는 “후배들이 내가 이야기를 굳이 해주지 않아도 기대보다 훨씬 잘하고 있다. 서로 북돋워주며 좋은 준플레이오프를 치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라고 이야기했다.
2009, 2010시즌 준플레이오프에서 맞대결했던 롯데. 두산은 두 번의 준플레이오프에서 모두 첫 경기 승리를 내줬으나 전세를 뒤집으며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바 있다. 모두 첫 2연전이 안방 잠실에서 치러졌다.
“어떻게 보면 그것을 징크스로도 볼 수도 있겠다. 그러나 그때의 우리팀과 지금의 우리팀이 다르다는 사실도 분명하다. 새로운 느낌이 있기 때문에 첫 경기를 내주지 않고 우리가 우세한 채 끝낼 수도 있을 것이다. 기대하고 있다”.
경기를 만들어갈 수 있는 준수한 선발 요원이 많다는 점은 분명 단기전을 앞둔 팀에 대단한 도움이 된다. 계투의 과부하 현상을 애초에 막을 수 있기 때문. 종아리 통증에서 벗어나 자기 투구 감각을 회복한 김선우의 기교투는 두산이 ‘단기전 4선발제도 쓸 수 있다’라는 자신감을 갖게 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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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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