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전 “왼손 타자가 마땅치 않다”고 한숨을 내쉬었던 양승호 롯데 감독이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왼손들이 좋은 타격감을 과시하며 준플레이오프 희망을 좀 더 밝게 했다.
롯데는 5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2012 팔도프로야구’ SK전에서 16안타를 터뜨린 타선의 폭발에 힘입어 8-3으로 이겼다. 9월 이후 침묵에 빠지며 팀을 어렵게 했던 타선이 최근 살아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 긍정적이었다. 그 중에서도 좌타자들의 맹활약은 준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있는 롯데에 가뭄의 단비였다.
양승호 감독은 경기 전 “수비 백업은 어느 정도 마련해놨는데 대타와 대수비 요원이 부족하다”고 걱정했다. 특히 왼손 대타에 대해서는 한숨을 쉬었다. 이 문제가 더 도드라지는 이유는 준플레이오프 상대가 두산이기 때문이다. 두산에는 왼손 투수가 많지 않은 대신 좋은 오른손 투수가 즐비하다. 결정적인 순간 이 오른손에 맞설 수 있는 왼손 타자가 부족하다는 게 롯데 벤치의 고민이다.

롯데 타선에서 붙박이 주전 중 왼손은 손아섭과 박종윤 정도다. 이승화 이인구 등 몇몇 선수들은 좀처럼 알을 깨지 못했다. 나머지 젊은 선수들은 경험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때문에 양 감독은 경기 전 아예 “오늘은 벤치의 왼손 타자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고 공언했다. 절박함이 엿보였다. 김문호와 권영준이 선발 출장한 것도 이와 연관이 있었다.
양 감독의 한탄을 들었을까. 공교롭게도 5일 경기에서는 왼손 타자들이 맹활약했다. 선두타자로 나선 손아섭은 3안타를 때렸고 2번으로 뒤를 받친 김문호도 5타수 3안타의 날카로운 방망이를 선보였다. 부상에서 복귀하자마자 선발 라인업에 돌아온 박종윤도 2타수 2안타를 기록하며 준수한 복귀전을 치렀다.
양 감독은 이날 좌익수로 출전한 김문호에 대해 “오늘 같은 활약이라면 100점”이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김문호는 3안타 외에도 4회 좌익수 키를 넘기는 듯 했던 정근우의 타구를 잡아내 수비에서도 한 건을 해냈다. 준플레이오프 엔트리 결정 때 참고할 만한 활약상이었다.
박종윤도 “부상 여파는 거의 없었다. 그동안 많이 쉬어 체력도 비축했다. 이를 바탕으로 준플레이오프부터 좀 더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최다안타왕을 예약한 손아섭은 9월 이후 25경기에서 3할3푼7리로 뜨거움을 유지하고 있다. 아킬레스건으로 불렸던 롯데의 왼손 타자들이 반격을 이뤄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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