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일일시트콤 ‘스탠바이’가 지난 5일 조용히 종영했다.
마지막 회에서 류진행(류진 분)은 방송국에서 실력을 인정 받았고, 하석진(하석진 분)과 류기우(이기우 분) 사이에서 혼란스러워했던 김수현(김수현 분)은 기우와 연인이 됐다. 기우를 짝사랑했던 정소민(정소민 분)은 임시완(임시완 분)과 맺어지면서 복잡했던 러브라인이 한방에 정리됐다.
극중 인물들은 행복한 결말을 맞았지만 이 시트콤은 크게 웃지 못했다. 지난 4월 9일 가상의 방송국을 배경으로 직장인의 애환을 그리겠다면서 야심차게 출발한 ‘스탠바이’는 방영 내내 캐릭터의 부조화 속 억지스러운 전개로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았다.

첫 방송에서 7.1%로 출발했던 이 시트콤은 중반 이후 3~4%대의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빛을 보지 못했다.
류진, 이기우, 김수현, 하석진, 정소민 등 출연하는 배우들의 몸을 사리지 않는 코믹 연기는 일품이었지만, 캐릭터를 묶어줄 탄탄한 이야기를 만드는데는 실패했다. 이런 까닭에 캐릭터들이 각각 따로 노는 느낌을 지우지 못하면서 고정 시청자들을 확보하는데 실패했다.
전작 ‘하이킥3-짧은 다리의 역습’이 그나마 로맨스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면 ‘스탠바이’는 로맨스마저도 오락가락하는 전개로 빈축을 샀다. 남녀의 마음이 어디로 튈 줄 모른다고 해도 갈대처럼 변하는 러브라인은 힘을 받지 못했다.
중심 이야기가 사랑을 받지 못하자 배우들의 망가지는 연기가 점점 더 강해지고 이에 따라 흐름이 끊기는 악순환이 이어졌다.
여기에 노조의 파업이라는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제작을 준비하면서 전작에 비해 다소 부족한 여건 속에 출발했고 방송사 차원의 홍보가 많이 이뤄지지 않은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한편 ‘스탠바이’ 후속으로는 스스로의 행복을 찾아가는 사람들과 그들을 응원하는 한 어머니를 통해 웃음과 감동을 선사할 예정인 ‘엄마가 뭐길래’가 오는 8일 오후 7시 45분에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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