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거양득에 성공할 것인가.
이미 팀 순위와 개인 타이틀이 확정된 만큼 큰 의미를 부여하기 힘든 최종전이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LG 외야수 이진영(32)은 아직 풀지 못한 과제가 있다. 6일 잠실 두산전을 치른 후 FA자격을 얻는 이진영은 5번 타석에 들어설 경우 규정타석을 채운다.
올 시즌 이진영은 작년에 겪은 부상과 부진을 극복했다. 지난 경기까지 타율 3할9리 안타 112개를 기록했고 득점권 타율 3할3푼6리로 찬스에서 집중력을 보였다. 타순을 가리지 않았으며 외야 수비 송구 능력은 여전히 팀 내 최고였다. 결정적인 순간 범타로 타석에서 돌아선 적도 있었지만 결승타를 때려낸 적도 많았다.

그러나 불의의 부상이 옥에 티가 됐다. 이진영은 지난 6월 3일 잠실 한화전에서 수비 도중 오른쪽 햄스트링이 파열되는 부상을 당했다. 이 부상으로 복귀까지 한 달이 넘게 걸렸다. 7월 7일 잠실 두산전에서 1군 그라운드로 돌아왔지만 약 일주일은 대타로 나서며 경기 감각을 조율해야했다. 중심타자 이진영의 공백으로 LG도 6월 중순부터 급추락했고 이진영은 지금까지 규정타석을 채우지 못하고 있다.
2009시즌을 앞두고 LG와 FA계약을 채결한 이진영은 2010시즌까지 모범 FA 그 자체였다. LG 유니폼을 입은 첫 해인 2009시즌에는 타율 3할 홈런 14개, 두 번째 해에는 타율 3할3푼1리로 타격 부문 4위에 랭크됐다. 이렇게 국민 우익수는 순식간에 LG의 주역이 됐지만 3년차에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2011시즌 355타석 밖에 들어서지 못하면서 규정타석이 미달된 채 타율 2할7푼6리에 그쳤다.
FA 계약을 체결하는 데 있어 내구성과 꾸준함은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 FA 선수와 계약을 맺는 팀은 출장 경기수와 성적이 일종의 보험이라 느낀다. 또한 규정타석을 채워야 기록이 순위에 반영된다. 이진영이 지금의 타율을 유지한 채 5번 타석에서 들어선다면 타격순위 5위권에 진입한다. 올 시즌이 끝난 후 FA 협상 테이블에 앉는 이진영에겐 놓칠 수 없는 부분이 아닐 수 없다.
일단 LG 김기태 감독은 팀 내부적으로 이진영과의 FA 재계약을 추진하는 상황인 만큼, 비난을 각오하면서도 이진영을 돕고 있다. 최근 주로 2번 타자로 출장했던 이진영은 지난 3일 잠실 SK전에선 1번 타자로 선발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LG가 시즌 막바지 원정경기를 주로 치렀다면 이진영은 이미 규정타석을 채웠을 것이다.
결국 시즌 마지막 경기서도 이진영은 1번 타자로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한 경기서 5번 타석에 들어서는 게 흔한 일은 아니지만 가능성은 열려있다. LG가 원정경기를 치르기 때문에 9이닝의 공격찬스가 있다는 점, 상대팀 두산이 3위를 확정짓고 이틀 후 준플레이오프에 대비하는 점을 봐도 1경기 5타석이 불가능한 문제는 아니다. 실제로 두산은 3년차 좌투수 정대현을 올 시즌 두 번째로 선발 등판시킨다.
이진영은 올 시즌 좌투수 상대 타율 2할5푼2리로 고전했지만 두산전에선 3할2푼7리로 활약했다. 정대현은 고정된 선발투수가 아니고 아직 1군 무대서 5이닝 이상을 소화한 적이 없다. 그만큼 이진영과 LG 타선이 집중력을 발휘하면서 여러 번 타석에 설 수 있는 조건은 어느 정도 갖춰졌다. 이진영이 2012시즌을 원하는 대로 마무리할 수 있을지, 그리고 2013시즌에는 어느 팀 유니폼을 입게 될지 지켜볼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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