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6위' 넥센, 가능성과 한계를 동시에 보다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2.10.06 06: 54

넥센 히어로즈가 다사다난했던 한해 농사를 마쳤다.
넥센은 지난 5일 잠실 두산전에서 2-4로 패하면서 61승3무69패로 올 시즌 133경기를 모두 마쳤다. 다른 팀들의 경기가 아직 남아있지만 넥센은 5위 KIA와 3경기차, 7위 LG와 4경기차가 나 6위를 확정지었다.
6위는 히어로즈가 2008년 창단한 이래 최종 순위 최고 성적(2009년)과 타이를 이룬다. 2009년 60승1무72패를 기록했던 넥센은 한 시즌 팀 최다승 기록도 갈아키우며 창단 이래 최고의 한해를 보냈다. 그러나 넥센의 성적이 기쁘지만은 않은 것은 시즌 초반 그들이 보여준 맹활약 때문이다.

▲ '괄목상대', 야심찬 2012년
넥센은 지난해 11월 이택근을 총액 50억원에 FA로 영입하며 처음으로 거액을 꺼내들었다. 올 1월에는 특별지명권을 가지고 있던 김병현과 총액 16억원에 입단 계약을 맺었다. 그동안 '파는 이미지'가 강했던 넥센이 '사는 이미지'를 만들며 분위기 쇄신에 나선 것이다.
게다가 원래 있던 선수들의 잠재력이 동시에 폭발했다. 시즌 초반 정수성이 고타율과 호수비로 활약했고 강정호는 6월까지 홈런 19개를 몰아치며 거포 유격수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박병호는 꾸준히 홈런, 타점을 쌓았고 지난해 최다패 투수 브랜든 나이트는 시즌 초반부터 퀄리티 스타트 행진을 이어갔다.
그리고 내야의 무한 경쟁을 일으킨 서건창의 깜짝 활약까지 더해져 넥센은 승승장구했다. 꾸준히 상위권에 올라 있던 넥센은 5월 23일 잠실 LG전 승리로 창단 후 최다 연승 기록인 8연승을 달림과 동시에 창단 첫 1위에 등극했다. 넥센의 질주는 3일 만인 26일 1위 자리를 SK에 내주며 '삼일천하'로 끝났지만 그 기세를 이어 전반기를 3위로 마감, 야구계에 돌풍을 일으켰다.
▲ 싹튼 희망, 한계에 부딪히다
창단 첫 가을야구가 손에 잡히는듯 했다. 그러나 하반기가 고비였다. 정수성, 강정호 등이 부상으로 쓰러졌고 김영민, 문성현 등 토종 선발진이 붕괴됐다. 특히 몇 명만의 고군분투로는 팀의 승리를 지키기 어려웠다. 올 시즌 강정호와 박병호의 타율을 빼면 넥센 팀타율은 2할2푼8리에 불과했다.
넥센은 결국 하반기 21승1무33패의 저조한 승률로 6위까지 떨어졌다. 그 과정에서 시즌 종료까지 15경기를 앞둔 지난달 17일 김시진 전 감독이 경질되는 사태도 겪었다.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컸던 구단은 내년 팀 체질 개선을 위해 김 전 감독에게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분명히 한계는 있었지만 희망이 더 컸다. 올 시즌 넥센은 역대 7번째로 두 명의 20홈런-20도루 타자(강정호, 박병호)를 배출했고 평균자책점 1위 투수(브랜든 나이트)도 나왔다. MVP 후보 2명에 유력한 신인왕 후보도 있다. 무엇보다 대부분의 주전이 풀타임 첫해였다는 점에서 그들이 올해 쌓은 경험으로 내년에는 기량을 더욱 꽃피울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넥센은 올해 '아쉽다'는 말이 적절하게 가을 야구에 대한 욕심을 꿈으로만 남겼다. 하지만 입맛만 다시고 있기에는 '싹수'를 보인 것들이 더 많았다. 이제 남은 것은 그 새싹들을 내년까지 잘 키우고 다듬어내는 일이다. 새 감독 선임을 시작으로 올 겨울나기가 더욱 중요해진 넥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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