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적 후 장타율 6할5리‘, 오재일은 성장주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2.10.06 10: 30

“벌써부터 떨리기는 해요. 그래도 자신은 있습니다”.
야구인생에 큰 파장을 일으킨 이적 이후 성적은 32경기 2할6푼3리 4홈런 8타점. 그러나 장타율 6할5리로 파워 포텐셜은 확실하다. 여기에 친정팀을 울리는 역전 결승포까지 때려내며 자신감도 장착했다. ‘이적생’ 오재일(26, 두산 베어스)은 새 소속팀이 주목하고 있는 확실한 성장주다.
오재일은 지난 5일 잠실 넥센전에서 6번 지명타자로 출장해 0-1로 뒤지고 있던 2회말 1사 1루에서 상대 선발 강윤구의 공을 그대로 잡아당겨 우측 담장을 넘는 역전 결승 투런을 때려냈다. 이 홈런 덕에 분위기를 바꾼 두산은 선발 김선우의 5이닝 1실점 호투에 이어 안규영-고창성-홍상삼-스콧 프록터가 리드를 내주지 않은 덕택에 4-2 승리를 거두며 자력으로 페넌트레이스 3위를 확정지었다.

구리 인창중-분당 야탑고 출신으로 국내 최고 우완 중 한 명인 윤석민(KIA)과 동기동창인 오재일은 과거 현대-히어로즈의 좌타 거포 유망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성장세가 기대만큼 크지 않았고 결국 지난 7월 9일 외야수 이성열과 1-1 맞트레이드되어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2010시즌 24홈런 경력의 이성열에 비해 보여준 기록이 뚜렷하지 않았던 만큼 두산 팬들의 우려와 비난이 꽤 컸던 트레이드다.
아직 트레이드의 손익을 계산하기는 이른 시점이지만 두산 유니폼을 입은 오재일의 현 성적은 어떨까. 오재일은 두산 소속으로 32경기에 나서 2할6푼3리(76타수 20안타) 4홈런 8타점을 기록 중이다. 18개의 삼진을 당한 동안 볼넷을 3개 밖에 얻지 못해 선구안 면에서 매력을 발산하지 못했으나 오재일의 두산 소속으로서 장타율은 6할5리로 뛰어나다. 파워배팅은 확실히 기대할 만한 타자다.
기대할 만한 점은 또 하나 있다. 오재일은 올 시즌 롯데전에서 13경기 2할8푼1리(31타수 9안타) 1홈런 5타점으로 나쁘지 않은 성적을 올렸다. 비록 페넌트레이스를 통한 참고 사항일 뿐이지만 생애 첫 포스트시즌에 나설 예정인 오재일에게는 확실히 동기부여가 되는 좋은 기록이다. 또한 잠수함 투수를 상대로 3할6푼8리(19타수 7안타) 1홈런 3타점으로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어 정대현-김성배가 있는 롯데 계투진을 상대로 대타로서 활약도 기대할 만 한 오재일이다.
5일 경기 후 오재일은 “9일 만에 스타팅 멤버로 나서서 이전의 좋은 감을 유지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되었는데 홈런이 나와서 감이 사라지지 않았다는 자신감이 들었다”라며 트레이드 상대인 이성열의 7회 솔로포에 대해 “크게 의식하지 않았다. 오히려 트레이드 이후 같이 잘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라는 말로 자신의 트레이드가 윈윈 거래가 되길 바랐다.
뒤이어 오재일은 데뷔 첫 포스트시즌에 대한 기대감도 숨기지 않았다. “벌써부터 떨린다. 트레이드로 가세해 기대도 느낀 만큼 확실히 잘해야 한다. 그러나 이 느낌이 부담이라기보다는 자신감으로 이어지고 있어 기분은 좋다. 최근 동료들의 부상 등으로 분위기가 침체되어 있었는데 홈런을 때려내서 분위기를 살린 것 같아 기쁘다”라고 밝힌 오재일이다.
상무 시절 좌우 쌍포로 활약했던 동시에 절친한 친구이자 전 동료인 박병호(넥센)는 올 시즌 31홈런 105타점 장타율 5할6푼1리로 올리며 홈런-타점-장타율 3관왕 등극을 노리고 있다. 반면 오재일의 경우는 주포지션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고 두산으로 트레이드 되었다. 친구의 대성공을 지켜보며 부러워하던 오재일은 새 소속팀 두산에서 제 잠재력을 폭발시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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