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미진진한 대결이었다. 누군가는 떨어지는 오디션이었지만 시청자들에겐 늦은 밤 뜻밖에 얻은 멋진 선물과도 같았고, 패자까지 웃을 수 있었던 진정성 있는 무대였다.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별관에서 생방송으로 진행된 KBS 2TV '밴드 서바이벌-탑밴드2’의 현장을 찾았다. 현장에서 마주한 ‘탑밴드2’는 무대에 선 몽니, 로맨틱펀치, 트랜스픽션, 피아 모두 아름다웠고, 이 무대에 섰다는 것만으로도 자랑스러울 만큼 밴드들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색깔을 모두 보여줬다.
이날 방송을 통해 밴드 계 갑(甲)으로 불리는 피아가 심사위원 점수 403점, 문자투표를 합친 총점 584점으로 자랑스러운 1위에 이름을 올리며 결승에 진출했고, 신성 로맨틱 펀치가 심사위원 점수 426점, 총점 546점으로 2위를 기록하며 결승행 티켓을 얻었다.

생방송 무대인만큼 긴장감이 돌았던 현장이었지만, 곧 경쟁을 잊고 록페스티벌을 방불케 하는 라이브가 펼쳐지자 관객은 모두 환호했다. ‘네 멋대로 하라’는 미션을 받은 네 팀 모두 자신들의 자작곡으로 무대에 올랐고, 고유의 색깔을 드러내며 보는 이들로 하여금 미소를 짓게 만들었다.
첫 번째로 무대에 나선 몽니는 ‘언제까지 내 맘속에서’라는 자작곡으로 자신들의 색깔인 ‘감성’ 그득한 무대로 관객의 귓가를 자극했다. 첫 무대인 만큼 부담감이 따랐을 몽니였지만 보컬리스트 김신의의 듬직함과 폭풍가창력으로 이를 잊게 만들었고, 이날 방송의 포문을 제대로 열며 다른 밴드들에게까지 전의를 불태우게 만들어 결론적으로 가장 큰 역할을 해냈다.
‘탑밴드2’ 신성 밴드로 불리는 로맨틱펀치는 ‘미드나잇 신데렐라’로 무대에 올랐는데 곡 자체가 보컬리스트 배인혁의 화려한 색깔을 모두 보여주는데는 한계가 있어 그간 보여줬던 커버곡에 비해 다소 아쉬운 무대를 만들었다. 하지만 배인혁과 밴드 팀원들의 팀워크가 제대로 발휘되며 무대는 열광의 도가니로 바뀌었고, ‘탑밴드2’ 악평가 김세황에게 99점이라는 최고점을 받음으로써 결승에 다가갈 수 있었다.
세 번째로 무대를 꾸민 트랜스픽션은 코치 김도균과의 궁합을 과시하며 현장에 온 관객들에게 가장 많은 박수를 받았다. 단순하지만 감각적인 멜로디가 돋보이는 ‘너를 원해’라는 곡으로 무대에 오른 이들은 ‘솔트송’ 송홍섭에게 “예쁜 멜로디를 격하게 표현하니까 독특했다”는 평을 들었지만 김세황의 90점을 제외하고 대체적으로 평균 80점대의 심사점수를 받았다. 하지만 에너지 넘치는 그들의 무대는 관객의 박수를 받기에 충분했다.
마지막으로 무대에 오른 피아는 하드레코드가 고장 나는 악재 속에서도 자작곡 ‘Pipe Boy'(파이프 보이)로 명불허전의 라이브 실력과 포스를 뿜어내며 앉아있던 관객을 기립하게 만들었다. 김종서가 98점, 정원영이 85점, 송홍섭이 70점, 장혜진이 90점을 준 가운데 김세황은 “개인적으로 피아 팬이기 때문에 60점을 준다. 빨리 문자투표해라”라는 말로 60점을 줘 피아를 심사위원 점수 403점으로 꼴찌를 만들었다. 하지만 피아의 라이브를 들은 시청자들의 문자가 쇄도해 스스로 1위에 이름을 올리며 당당하게 결승전 티켓을 거머쥐었다.
모든 무대가 끝나고 결승 진출자 발표만 남겨둔 상황에서 몽니와 로맨틱펀치가 무대에 올랐고, 이들 중 한 팀을 떨어져야 하는 상황에서도 이들은 침착했다. 로맨틱펀치가 결승전 티켓의 임자가 됐음을 이지애 아나운서가 알리자 몽니의 김신의는 “팬들과 기도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하다”며 웃으며 퇴장했다.
또한 트랜스픽션 역시 자신들의 탈락이 결정됐음에도 “우리들끼리 백스테이지에서 얘기했는데 대한민국 록 발전을 위해서 피아가 결승에 진출해야한다고 생각했다. 진심으로 축하드린다”고 아낌없는 박수와 함께 관객의 환호를 받았다. 이때 심사위원 김종서는 홀로 일어나 두 밴드에게 진심으로 박수를 보내고, 관객의 호응을 유도해내는 훈훈한 광경을 연출했다.
저조한 시청률로 악전고투한 ‘탑밴드2’였지만 생방송에서는 그 어떤 무대보다 멋진 광경들이 연출됐고, 아쉬움이 남건 남지 않건 밴드들은 이 무대에서 빛나 보였다. 패자도 웃을수 있는 무대였고, 첫 생방송에 비해서도 점점 많아지는 관객들과 박수, 그리고 관객의 환호와 환희는 ‘탑밴드2’의 존재감을 스스로 증명하는 빛난 무대가 됐다.
한편, 피아와 로맨틱펀치는 오는 8일 록음악의 메카 홍대 거리로 진출해 대국민홍보전과 함께 게릴라 콘서트를 펼칠 예정이다. 또한 오는 13일에는 대망의 결승전을 통해 ‘탑밴드’가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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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밴드2’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