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마무리' 롯데, 그래도 웃을 수 있는 이유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2.10.07 07: 19

최악의 시즌 마무리에 가까웠지만 그 상황 속에서도 한가닥 위안을 찾기 위해 애쓰는 롯데다. 롯데가 덕아웃 분위기 전환을 통해 준플레이오프 승리에 도전한다.
롯데는 9월 초까지만 해도 2위를 달렸다. 2년 연속 플레이오프 직행이 유력했다. 선두 삼성과도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 맞대결 결과에 따라 선두권 싸움을 벌일 수 있는 일말의 여지도 남긴 상황이었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9월 중순부터 힘이 빠지기 시작한 롯데는 추락을 거듭하며 결국 4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주축 선수들의 부상이라는 악재까지 겹쳤다. 시즌 막판에는 5위 KIA의 맹추격에 긴장하기도 했다.
계속 되는 패배와 그에 따르는 압박감 속에 덕아웃 분위기는 무거웠다. 소위 말하는 ‘멘붕’이었다. 선수들의 자신감은 계속 떨어졌고 이를 바라보는 코칭스태프의 속은 타들어갔다. 하지만 한 경기가 분위기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2일 군산 KIA전이었다. 롯데는 KIA 에이스 윤석민을 두들기며 10-2로 이겼다. “힘들 것”이라는 당초의 예상을 뒤집는 결과였다. 롯데로서는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짓고 한숨을 돌리는 순간이었다.

양승호 롯데 감독은 당시를 떠올리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양 감독은 “만약에 그 경기에서 졌다면 4위 자리를 놓고 KIA와 계속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자연히 SK와의 마지막 2연전에도 총력을 다해야 했다. 5일에는 송승준, 6일에는 유먼을 등판시키는 시나리오까지 써놨었다”라고 털어놨다. 그러나 2일 경기에서 승리하며 그 시나리오는 폐기할 수 있었다. 양 감독은 “최고의 타이밍에서 이겼다”라고 했다.
이렇게 롯데는 시즌 최대의 고비를 넘겼다. 양 감독은 “연패 기간 중에는 선수들의 의욕이 없었다”고 돌아봤다. 그러나 지금은 선수단 분위기가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 조성환 박종윤 강민호 등 부상자들이 차례로 돌아온 것도 전력은 물론 심리적인 측면에서 큰 효과다. 한편 준플레이오프 엔트리에 합류할 투수들은 5일과 6일에 걸쳐 시험등판을 마쳤다. 최악의 상황은 분명 지나갔다.
차라리 지금 상황이 낫다는 의견도 있다. 아주 들뜨지도, 아주 가라앉아 있지도 않는 팀 분위기가 포스트시즌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이야기다. 양 감독은 “차라리 4위가 편하다”라고도 했다. 포스트시즌을 분위기 싸움이라고 단언한 양 감독은 “우리는 4위다. 3위 팀이나 2위 팀을 잡으면 그 자체로도 성공 아닌가. 선수들에게도 그렇게 이야기했다”라고 전했다. 액면가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는 그만큼 선수들에게 부담 없이 싸우라는 주문으로 해석할 수 있다.
최근 포스트시즌에서 롯데는 큰 부담감이 시달렸다. “잘해야 한다”, “성적을 내야 한다”라는 압박감이 덕아웃을 감싸 돌았다. 이를 감안하면 홀가분한 여건일 수도 있다. 양 감독은 “우리 것만 하면 된다. 우리가 질 때도 상대가 잘 쳐서보다는 우리가 무너진 경향이 있었다”라고 출사표를 던졌다. 그러면서 “최근 분위기도 좋아졌고 방망이도 치는 게 다르더라”라고 기대감도 숨기지 않았다. 잃을 것이 없다는 생각으로 덤벼드는 도전자가 가장 무서운 경우도 있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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