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력하는 천재’ 최정, 완전체로 진화하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2.10.07 10: 04

분명 잘하는 선수였다. 지금까지의 기록과 국가대표 경력이 이를 증명한다. 그런데 더 놀라운 것은 ‘진화’가 멈추지 않는다는 것이다. 과연 그 끝이 어디일지 궁금증이 절로 떠오른다. 최정(25·SK)이 공·수 양면에서 한 단계 발전한 활약상을 선보이며 전성기를 열어젖히고 있다.
최정은 올 시즌 130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리그 13위), 26홈런(2위) 84타점(4위) 20도루(공동 18위)를 기록했다. 전반적으로 살폈을 때 2005년 프로 데뷔 이후 최고 성적이라고 할 만하다. 130경기는 자신의 최다 출전 기록이고 홈런·타점·도루에서도 개인 최고 기록을 썼다. 게다가 정규시즌 최종전에는 역대 36번째이자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20-20클럽(20홈런-20도루 이상)에 가입하는 경사를 맞기도 했다.
팀 공헌도도 높았다. 올 시즌 SK는 주축 타자들의 심한 부침으로 몸살을 앓았다. 2할5푼8리의 팀 타율은 리그 5위에 그쳤다. SK답지 않은 답답한 공격 흐름이었다. 그러나 최정은 예외였다. 묵묵히 3번 타순을 지키며 분전했다. 시즌 초반에는 다소 부진했지만 그 이후로는 큰 슬럼프 없이 한 시즌을 소화했다는 점도 높이 살 수 있다. 9월 이후에는 25경기에서 타율 3할4푼1리, 7홈런 22타점을 쓸어 담으며 SK의 고공비행을 이끌기도 했다.

타격만이 아니었다. 수비에서도 괄목할 만한 발전을 이뤄냈다. 사실 최정은 데뷔 초기 수비에서는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장점은 정교함과 장타력을 겸비한 타격이라고 보는 시각이 우세했다. 뛰어난 수비수들이 즐비한 SK에서 상대적으로 빛을 못 보는 경향도 있었다. 그러나 올 시즌은 달랐다. 130경기에 뛰면서도 실책은 단 6개에 불과했다. 안정감과 과감성에서 모두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는 수비력이었다.
“국내 최고의 3루수”라고 최정을 한껏 치켜세운 이만수 SK 감독은 “천재는 천재다”라고 혀를 내둘렀다. 어떤 상황에서도 대처와 적응이 빠르다는 이유다. 수비도 재능이 빛을 발했다는 의견이 많다. 한 구단 코치는 “최정의 수비는 엄청나게 발전했다. 번트 수비를 하러 들어온 상황에서 강습타구를 그렇게 안정적으로 잡아낼 수 있는 선수는 결코 흔하지 않다. 그 총알같은 타구가 눈에 들어온다는 이야기다. 아무리 노력해도 그 경지에 이르지 못하는 선수도 많다”라고 칭찬했다.
하지만 이런 최정의 진화를 단순히 ‘재능’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그 재능에 노력이라는 물감을 부단히 덧칠한 스스로의 집념이 더 커다랗게 보이는 까닭이다. 메이저리그 강타자들의 타격폼을 꾸준히 벤치마킹해 적용해보기도 하고 때로는 성에 찰 때까지 방망이를 휘두르는 최정이다. 수비도 수많은 펑고를 받고 또 받으며 포구와 송구 자세를 고쳐나갔다. 이만수 감독이 “너무 고민이 많다”라고 걱정할 정도로 야구에만 몰두한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더 기대되는 것은 아직 만 25세의 젊은 나이라는 점이다. 지금까지 프로에서 보낸 시간보다 앞으로 보낼 시간이 더 많다. 지난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 병역 문제도 해결했다. 앞길에 별다른 장애물이 보이지 않는 탄탄대로다. 가진 재능에 안주하지 않는 지금의 자세를 이어갈 수 있다면 2012년은 최정의 전성기가 시작된 해로 기록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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