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박경완(40·SK)은 볼 수 없는 것일까. 현 시점에서 놓고 보자면 답은 “그렇다”다. 그리고 이 답은 마지막까지 유효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SK도 믿는 구석은 있다.
이만수 SK 감독은 정규시즌 최종전이었던 6일 문학 롯데전을 앞두고 “2군에서 새로운 포수를 수혈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 감독은 “지금 1군에도 정상호 조인성 이재원이 있다”라고 하며 기존 포수들로 포스트시즌을 치를 계획을 드러냈다. SK 팬들의 뇌리에서 여전히 살아 숨 쉬는 박경완의 이름은 이 감독의 구상에 없었다.
박경완은 지난 2003년 SK에 입단한 후 항상 든든한 투수리드와 경기를 꿰뚫는 탁월한 눈으로 팀을 이끌었다. 소속팀 투수의 사소한 장·단점까지 머릿속에 넣고 그에 맞는 경기운영으로 투수들의 능력을 극대화시켰다. SK의 투수들은 경기장의 전력분석원이라고 불린 박경완의 리드대로만 던지면 됐다. “팀 전력의 절반”이라는 극찬은 결코 과장된 말이 아니었다.

한국시리즈 우승을 결정할 때 투수와 감격을 나눈 선수도 항상 박경완이었다. 때문에 경험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박경완의 이름이 떠오르는 것은 자연스러웠다. 하지만 이 감독은 “힘들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유는 간단하다. 몸 상태가 받쳐주지 않기 때문이다. 이 감독은 “퓨처스리그에서라도 경기에 계속 뛰고 있다면 모르겠는데 그렇지 않다”라고 했다. 미련을 버린 눈치였다.
박경완은 2010년 11월 오른쪽 아킬레스건 수술을 받은 뒤 2년 동안 부상과 싸우고 있다. 지난해 7월에는 오른 발목에 다시 한 번 칼을 댔다. 최근 2년 동안 출장은 18경기에 불과하다. 올 시즌에도 6월 잠깐 1군에 올라와 8경기를 뛴 것이 전부다. 2군과 재활군을 왔다 갔다 하느라 퓨처스리그 경기 출장도 뜸하다. 올 시즌 퓨처스리그 36경기에 나섰고 그나마 9월 이후에는 정상적으로 뛴 경기가 없다.
다만 이 감독은 큰 걱정을 하지는 않는 모습이다. 최악이었던 지난해보다는 사정이 훨씬 낫기 때문이다. 지난해 SK는 포스트시즌에서 포수가 없어 큰 어려움을 겪었다. 박경완의 바턴을 이어받은 정상호는 몸 상태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뛰어야 했다. 이 감독이 “고맙다”라는 말을 연신 반복할 정도의 투혼이었다. 그러나 돌려 이야기하면 믿고 경기에 투입시킬 만한 마땅한 백업 포수가 없는 팀 사정이 만든 자화상이기도 했다.
올해는 다르다. 정상호의 몸 상태는 지난해에 비해 낫다. 허리 등 좋지 않은 부분이 있긴 하지만 경기 출전에 지장이 있을 정도는 아니다. 큰 무대를 직접 경험하며 쌓인 경험도 무시할 수 없다. 여기에 FA를 통해 영입한 베테랑 조인성이 10년 만의 포스트시즌 무대를 기다리고 있다. 비상시에는 이재원 카드도 꺼내들 수 있다. 이 감독은 6일 문학 롯데전에 이재원을 선발 포수로 투입시키며 마지막 테스트를 마쳤다.
포스트시즌 포수 운영 대책은 정규시즌과 크게 다르지 않을 전망이다. SK는 조인성과 정상호를 번갈아가며 썼다. 김광현 송은범 등 기존 투수들은 주로 정상호와 호흡을 맞췄고 나머지 투수들은 조인성이 리드했다. 다만 단기전에서 포수가 자주 바뀐다는 것은 썩 좋은 징조가 아닐 수도 있다. 각 포수마다 스타일이 다르기에 투수는 물론 야수들도 생각할 것이 많아진다. 이 부작용을 얼마나 최소화하느냐가 마지막 관건이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