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활약’ 박용택, “LG, 한 번만 도약하면 자리 잡는다”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2.10.07 11: 01

6일 잠실 두산전을 마지막으로 2012시즌을 마친 박용택의 얼굴에는 만족과 아쉬움이 공존했다. 
개인 기록은 좋았다. 하지만 이번에도 제자리걸음에 그친 팀 성적과 함께 열심히 훈련하고 그라운드를 누빈 후배들이 고개를 숙인 것에 대한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올 시즌 박용택은 127경기에 출장해 타율 3할5리 11홈런 30도루 76타점을 기록, 리그 최고의 외야수로 자리매김했다. 외야수 중 가장 높은 OPS .813을 올렸고 득점권 타율은 4할1푼6리로 리그 전체 1위를 차지했다. 타율, 홈런, 도루, 타점, 득점 대부분의 누적기록에서 전체 15위 안에 자리할 정도로 박용택은 모든 것을 다했다. 

김기태 감독은 박용택을 두고 늘 ‘후배들에게 모범이 되는 선수’라고 한다. 더 나은 타격을 하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며 언제나 새로운 타격 기술을 창조한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운다. 원정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갑자기 타격 자세를 다잡을 정도로 박용택의 머릿속에는 야구가 가득하다. 때문에 김 감독과 코칭스태프는 시즌 내내 박용택에게 특별한 조언은 하지 않는다. 코칭스태프가 말하기 전에 박용택은 이미 문제점을 파악하고 해결책을 찾곤 했다.   
박용택은 올 시즌 활약이 자신을 믿어준 감독과 코칭스태프, 그리고 심각한 부상에도 성심성의껏 도와준 트레이너 덕분이라고 강조했다. 부상으로 전 경기 출장에는 실패했지만 트레이너의 관리가 없었다면 시즌 막바지를 뛸 수 없었다고 했다. 또한 웨이트 트레이닝에서 지난 2년 동안 시행착오를 겪은 만큼 이제는 어느 정도 자기 자신을 관리하는 법을 알았다고 밝혔다.  
“개인적으로는 최근 몇 년 중 가장 만족스러운 시즌이 됐다. 감독님과 코치님께서 전폭적으로 믿어주셨고 덕분에 편하게 페이스를 조절할 수 있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6경기 정도 결장한 것이다. 전 경기 출장은 무리더라도 거의 모든 경기에 나오고 싶었는데 쉽지 않았다. 특히 20경기 정도를 남겨놓고 옆구리 통증이 심해지면서 이대로 시즌을 접는 게 아닌가 싶었다. 다행히 트레이너가 관리를 잘 해줘서 시즌 마지막까지 그라운드를 지킬 수 있었다. 작년에는 체중을 늘렸었는데 그게 역효과를 봤다. 이종범 선배께서 가장 좋을 때의 체중을 유지하되 1년에 1kg씩 빼는 게 좋다고 하시더라. 시즌을 준비하는 상황에서 감량에 들어갔고 시즌 내내 적정 체중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2년 동안 대부분의 경기를 지명타자로 출장했었던 박용택은 올 시즌 외야 수비에 나선 데에도 의미를 부여했다. 박용택이 외야 글러브를 잡은 덕에 LG는 시즌 전 이택근의 FA 이적과 이대형의 부진으로 인한 외야 수비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
“2년 동안 외야수비에 나서지 않았고 수비에 하는 데에 있어 굉장히 고민이 많았다. 과연 내가 다시 수비에 나서면 잘 할 수 있을까 의심도 했었다. 그만큼 연습을 많이 하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내가 수비로 팀에 도움을 줬다는 것이 뿌듯하고 수비에 대하 자신감도 많이 얻었다.”   
 
시즌 내내 팀 분위기가 안정적으로 형성된 점도 자신과 LG가 새롭게 얻은 부분이라 전했다. 득점권 타율 1위의 원인 역시 팀 분위기에 있다고 바라봤다. 베테랑이 먼저 나서며 팀 분위기를 주도했고 후배들도 이에 잘 따라줬다고 만족했다. 약 6년 만에 LG 1군에 합류한 신재웅은 “확실히 예전과는 분위기가 많이 다르다. 이제는 후배들이 선배에게 쉽게 다가가며 이야기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만큼 올 시즌의 LG는 성적이 나쁠 때도 선수단이 동요하지 않았고 내부 잡음 또한 없었다.
“주장인 (이)병규형의 주도로 베테랑들끼리 꾸준히 자리를 만들었다. 매번 어떻게 하면 팀을 하나로 뭉치게 하고 후배들에게 하나라도 더 챙겨줄 수 있을지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래서 그런지 올 시즌은 선수들 모두가 마음을 열고 지낸 것 같다. 득점권 타율이 좋았던 것도 편한 팀 분위기 속에 책임감을 느낀 게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어느 타자나 득점권에서 집중력을 발휘하는 것은 마찬가지지만 팀 분위기가 밝게 형성되니 언제든 칠 수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타석에 들어섰다.”
개인 성적과 팀 분위기에 있어서는 나무랄 데 없는 2012시즌이었지만 역시 팀 성적에 대한 아쉬움은 감추지 못했다. 마지막으로 박용택은 선수단 전체가 하나 되어 시즌 내내 열심히 연습했기에 지금의 팀 성적이 더 아쉽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현재 선수단의 연습량이면 언젠가는 충분히 궤도에 오를 것이라고 바라봤다. 또 한 번의 실패를 맛본 시즌이었지만 언젠가 맛볼 성공의 받침대를 만들어간 시즌이라 확신했다.  
“정말 후배들이 그 어느 때보다 열심히 연습했다. 차라리 열심히 안 했다면 지금 이 성적을 받아도 괜찮았을 것이다. 그러나 열심히 한 것에 비해 너무 보상을 못 받아서 안타깝고 속상하다. 우리 팀에 아쉬운 게 있다면 선수들 대부분 선수들이 너무 착하기만 하고 무언가 강하게 밀고 나가는 게 부족하다. 2할에 머물렀던 타자가 3할 타자로 성장하려면 3할을 기록한 순간 그 느낌을 알고 성적을 유지시키려고 애쓰고 욕심부려야한다. 그러면서 선수도 팀도 동시에 발전한다. 아쉽게도 아직 우리 팀은 개인 기량의 향상도, 팀 전력 상승도 이뤄지지 않았다. 한 번만 도약하면 된다. 후배들이 포기하지 않고 계속 열심히 해준다면 개인 기량 발전과 팀 4강을 함께 달성할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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