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 김진욱-양승호, 작전야구 놓고 미묘한 신경전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2.10.08 06: 28

포스트시즌은 세밀한 곳에서 승부가 갈리는 경우가 많다. 마운드에서 총력전에 나서기 때문에 정규시즌과 비교해 득점이 덜 나는 편이고, 때문에 한 점 싸움이 중요해진다.
그렇기 때문에 포스트시즌에는 벤치의 작전 개입이 잦아진다. 번트 작전과 도루가 심심치 않게 나오고 또 승부의 분수령이 된다. 반대로 수비하는 팀은 상대방의 작전을 막기 위해 총력을 다한다. 작년 준 플레이오프에서도 SK와 KIA는 수많은 번트를 시도했지만 성공률은 50%가 채 안 됐다.
8일부터 벌어질 두산과 롯데의 준 플레이오프도 세밀한 야구에서 승부가 갈릴 가능성이 높다. 두 팀 모두 타력이 예전만 못한 상황인 반면 두산은 막강한 선발진을, 롯데는 강력한 불펜을 보유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한 점 싸움으로 갈릴 가능성이 높고 작전 구사가 잦아질 가능성 또한 높다.

양 팀 사령탑도 정규시즌에서 작전구사를 꺼리지 않았다. 시즌 중 희생번트는 롯데가 3위, 두산이 4위를 기록해 상위권에 위치했다. 두산은 약화된 기동력을 보완하기 위해 작전 구사비율을 높였으며, 롯데 역시 스프링캠프부터 ‘작전야구 강화’를 화두로 세기를 더하는 데 주력했다.
때문에 두 팀의 준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벤치의 지략싸움이 관심사로 꼽혔다. 7일 미디어데이에서 롯데 양승호 감독은 작전야구 구사에 대해 묻는 질문에 “올 시즌에 활발하게 작전을 내 봤더니 선수들이 잘 못 따라 주더라. 그래서 이번 준 플레이오프에서는 마음껏 휘두르도록 선수들에게 지시하는 게 작전”이라고 밝혔다. 일종의 연막에 가까운 발언이다.
그러자 두산 김진욱 감독은 이 말에 정면으로 반박했다. 김 감독은 “지난번에 사직에서 롯데랑 경기를 할 때 양 감독님이 두 번이나 스퀴즈를 대는 걸 보고 놀랐다. 이번 준 플레이오프에서도 여러 작전으로 우리를 괴롭힐 거라 생각한다”는 말을 했다.
지난 8월 26일 사직구장에서 맞붙은 양 팀의 경기, 롯데는 1-2로 뒤진 8회 1사 3루에서 김주찬이 기습번트를 성공시켜 경기를 동점으로 만들었다. 손아섭의 안타로 이어진 1,3루에서 다시 용덕한이 스퀴즈번트를 시도해 경기를 뒤집은 적이 있다. 김 감독은 공격적인 팀 컬러를 가진 롯데의 예상치 못한 세밀한 야구에 당했던 기억을 고스란히 갖고 있었다.
김 감독은 두산 역시 이에 뒤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두산이 정공법을 쓰는지는 모르겠지만 예상치 못한 쪽으로 (준 플레이오프에서) 운용할 수도 있다”는 말로 롯데에 숙제를 하나 내 줬다.
그라운드에서 펼쳐지는 선수들의 플레이, 여기에 벤치의 두뇌싸움도 이번 준 플레이오프의 주요한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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